65세 이상 백신을 맞는 차례가 배정됐다.
쉬는 날이 좋겠다 싶어서 오는 토요일로 일찌감치 인터넷 예약을 마쳤었다.
여기저기에서 주사는 맞을 거냐며 묻는 전화가 몇 차례 걸려 온다. 대부분 접수를 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쪽이 생각보다 꽤나 있다.
에궁, 걱정도 팔자이지. 국가에서 비싼 돈 들여 주사를 주겠다는데 안 할 건 또 뭐야. 뉴스 보도는 탈이 나야 보도되니까 그런 것만 보고 지레 겁먹지 말아요. 탈 난 사람보다는 탈 안 난 사람이 절대적으로 더 많고, 또 내가 맞아야 남도 안전하고 사회도 안전하지. 어차피 한 번은 떠나는 게 사람 운명인데 청춘도 아닌 우리 나이에는 데려가 주면 땡큐지 뭐.
농담 반 진담 반 했더니 날더러 대책 없이 무한 긍정이란다. 하긴 그런 면이 없지는 않다. 누군가와 얽혀 있지 않고 오직 내 문제로써 혼자 처리하고 끝날 일이라면 언제나 긍정적인 면으로 보게 되는 편이긴 하니까.
아무튼 백신을 맞아서 탈이 난 게 아니라 백신을 맞은 그 시점에 운명이 데리러 온 거라면...
그 한 번이 언제인지 모르며 사는데 하필 그때 온 것이라면....
자꾸만 '오비이락'이라 여겨지는 마음을 솔직히 감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