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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국 Feb 16. 2019

어린이가 행복한 공간 서머힐

7. 미움과 공격성

 서머힐의 학생들도 다른 어린이들처럼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는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공격적인 성향은 필요하다. 어린이들에게서 관찰되는 지나친 공격성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심어준 미움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항이다. 서머힐의 학생 중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학생들은 언제나 사랑과 이해가 부족한 가정에서 자란 학생들이었다. 싸움에서 나타나는 공격성은 미움에 뿌리가 있다. 만약 어린이들이 미움이 없는 환경에서 자란다면 그들도 미움을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나는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미움과 위협과 신비주의로부터 사회를 해방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사회에 확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의 목표는 사회 전체를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어린이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학교에는 공격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2014년 전농중학교에 근무하면서 생활복지부장(내가 담당업무를 맡기 전까지는 생활지도부라는 이름을 가졌다. 나는 아이들의 생활교육과 전체 학생의 복지를 생각하는 생활교육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서상완 교장의 동의를 받아 명칭을 바꾸었고, 학생회가 학생들의 복지를 생각하게 하면서 학생회를 운영하였다.)을 담당하는 동안에 공격성을 드러낸 몇몇 학생 때문에 병가를 생각할 정도로 피폐해졌다. 한 학생은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앞에 걸어가는 학생을 특별한 이유 없이 뒤에서 공격을 하였다. 다리를 들어서 발뒤꿈치로 앞에 걸어가고 있는 아이의 등을 내리찍는 행동을 한다. 다른 학생은 피해망상을 하여 자신과 관련이 없는 학생에 공격을 가한다. 아이들이 가진 공격성 때문에 나타나는 피해로 인해서 여름방학 기간 동안 거의 내내 학교에 출근해서 학교폭력대책위원회 회의를 준비하고 실행하고 결과처리 하는 일에 진이 빠졌다. 개학을 하면 한 달 동안 병가를 내고 싶은 만큼 상황은 힘들었다. 다행히, 개학 시점과 맞물려 대안학급 담당교사 연수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져서 대안학급 담당교사 연수 과정에서 ‘감정 코칭’을 만나 내가 가졌던 심리적 어려움을 모두 해소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2학기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때의 경험으로 생활교육을 담당하는, 특히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교사의 어려움을 아주 잘 안다. 그리고, 학생들이 화가 나 있을 때에 학생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그를 돕는 방법, 학교폭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돕는 방법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었다.

 가정과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경험들은 아이들은 분노하게 하고, 미움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다.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 없이 남녀가 만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동안에 부모 역할을 제대로 모르거나, 알면서도 귀찮거나, 힘이 들어서 아이에게 분노를 만들고 미움을 생기게 한다. 어떤 경우에는 미혼인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서 사회에 던져놓아 그 아이가 살아가는 동안에 미움과 분노를 생기게 한다. 가정 밖 세상은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방면에서 미움과 분노를 가진 아이들에게 호의적이지 않고 미움과 분노를 가중하게 한다. 아이들이 미움과 분노 때문에 나타난 상황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서 처리하게 한다. 하지만 관련 법령에 의해서 처리한 결과는 학교폭력 관련 학생들에게 회복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는 ‘감정 코칭’, ‘비폭력대화’, ‘회복적 생활교육’ 등의 다양한 생활 교육의 모습이 나타나 아이들의 미움과 분노를 가라앉히고 평정심으로 되찾도록 이끌고 있다.

 내가 2014년에 대안학급을 운영하면서 대안학급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10주 동안 적용한 결과, ‘감정 코칭’은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매우 만족스러운 성과를 보여주었다. 가정에서 부모와 의사 소통을 하지 않던 아이들이 부모와 의사소통을 하게 하였고, 다른 학생들과 잦은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학생이 스스로 갈등 상황을 만들지 않게 되는 등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이후 여러 선생님들에게 ‘감정 코칭’ 방법을 배우고 익히도록 안내하고 있다. HD연구소(https://handanfamily.co.kr/)는 감정 코칭을 통한 갈등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2017년, 2018년에 만났던 ‘회복적 생활교육’은 학교 폭력이 발생하였을 때에 폭력에 대하여 가해, 피해학생에 대하여 법령에 제시된 결과 처리하지 않고, 신뢰 서클을 바탕으로 집단 내 지속적인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폭력이 발생했을 때에 피해학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회복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 가해 학생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교육적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한국평화교육훈련원(http://kopi.or.kr/)은 회복적 생활교육의 방법을 교육자들에게 전달하며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협력하는 귀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8년 늦가을에 열린 2학년 선도위원회가 열려서 ‘잦은 결석, 지각, 문단 조퇴’를 보이는 학생에 대한 처리를 하였다. 그 학생은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을 하기 위한 돈을 학급 아이들에게 빌려서 갚지 않는 일로 지도를 받기도 하였다. 가정에서는 엄마와 전혀 대화를 하지 않을 정도로 엄마는 절망을 넘어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상황이었다. 회복적 생활교육의 관점에서 어떻게 아이를 도와줄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 아이에게 내려진 조치는 ‘3일 동안, 매일 저녁에 키우는 강아지를 데리고, 엄마와 함께 중랑천 길을 걸으면서 엄마 인터뷰 하는 것이었다.’ 인터뷰 할 내용은 학교에서 기본적인 내용을 제공하였으며 내용을 원한다면 추가할 수 있게 하였다. 강아지는 아빠가 입양하였지만, 아이는 관심을 주지 않았었는데, 어느 날부터 강아지가 아이에게 다가와 관심을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강아지를 쓰다듬게 되었지만 아직은 산책을 시켜줄 정도로 강아지와 교감하지 않고 있었다. 학교에서 아이에게 내린 조치가 아이의 삶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엄마와 대화의 물꼬를 열고, 강아지와의 교감을 통해서 심리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아이의 회복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선도위원회에 참석했던 교감은 이런 식의 조치는 처음 겪지만, 매우 좋은 조치로 생각된다고 했다.     

 아이들이 보이는 분노, 공격성은 어른들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애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은 분노와 공격성으로 타인에 해를 가해도 도덕성이 발달하지 못하여 그에 따른 죄책감을 갖지 못한다. 때로는 분노조절 장애를 겪으면서 타인에게 심각한 해를 미치기도 한다. 교육자들은 분노하는 아이들이 분노의 원인에 작용하지 못한다. 가정과 사회를 변화시킬 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분노가 행동으로 표출되었을 때에 적절한 방법을 배워 그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어야 한다. 감정 코칭을 적용하여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 타인의 감정을 이해해고 존중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학급에서 신뢰서클을 바탕으로 평화교육을 함으로써 서로를 존중하는 노력을 통해서 폭력이 예방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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