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르다 Sep 16. 2019

투기는 옳은 일인가

칼빈의 사회적 휴머니즘을 읽고

예전에 청년부 독서모임에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의 '부동산 투자' 및 '주식 투자'가 옳은 것인가?" (크리스천으로서) 에 대한 토론이 벌어진 적이 있다. <칼빈의 사회적 휴머니즘>을 읽으면서 누군가가 던진 질문이었다.



효율이 최고의 가치이며, 숫자로 모든 결과를 요약할 수 있고, 인간의 이기심을 기본 가정으로 세우는 경제학에서는 이 질문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 학부에서 공부하는 7년 내내 이러한 질문을 머리 한 켠에 모시고 있었으니 (안 그래도 서툰 수학적 능력을 올렸어야지...) 불성실한 학생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곧) 갤러리아가 들어서고, 서울에서도 놀러오는 광교호수공원과 주변에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를 보면서, 우리는 부러워했다.

"전세로 살고 있는 이 집을 대출을 무리하게 내서라도 사면 언젠가 재건축이 될 테고, 광교호수공원을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이 집이 그럼 우리 집이 될 텐데" 이 대화를 요근래 참 많이도 했다.

할 수 없어서 못 하는 게 아니다. 의지적으로 끊어내는 것이다. 돈에 욕심을 부리면 어떤 결과가 나는지 스스로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 회사 대표님께서 "미희씨 벤츠 몰고 싶지 않아? 나는 자기만할 때 그런 꿈 꾸고 지금 벤츠 몰고 있잖아. 미희씨도 할 수 있는데, 내가 밀어줄게." 라고 하셨다.


4명을 태우면 에어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차를 탈 때면 '조금 더 좋은 차' 생각이 난다. 그런데, 욕심은 다른 데 있지 않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좋은 것"을 바라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여기를 조심해야지! 담임목사님께서 설교 시간에 "우리 교회가 했으면 하는 경쟁이 누가 더 나누고, 사랑을 베풀었나 하는 경쟁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 신 기억이 난다.

부동산 투기, 투잡으로 주식 투자 등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답을 내릴 만큼의 실력이 없어서 앙드레 비엘레가 쓴 책 내용을 덧붙여본다.


칼빈은 "사람들이 우호적이며 평화롭게 먹고 살기 위해서는 개인은 자신의 것을 소유할 수 있어야 하며 사고 팔고 하는 일이 가능해야 하며, 반드시 재산이 그 상속자에게 상속되어야 하며, 기부가 이루어지며, 개인이 자기의 상업성, 활동성, 재능, 기타 다른 수단을 통해 부유해지는 일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만일 사람들이 죄악과 부정한 수단으로 부유케 되려고 하면 ... 그것은 허위와도 같은 것이다."

투기, 매점매석은 오염된 경제질서의 원형적 모습이다. 독과점자들은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의 순환을 차단하기 때문에 살인자나 다름없다.

재물의 신은 이런 식으로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한다. 일단 이 자리가 확보되면 재물의 신은 인간을 더 교모하게 속이기 위해 인간을 완전히 자유롭게 하여 인간이 재물의 신을 섬기고 하고 기도를 드리도록 권한다. 심지어 재물의 신은 인간에게 삶을 두 분야로 구분하도록 제의하기까지 한다. 인간의 모든 예배를 바치는 영적인 영역과 인간의 모든 모든 관심사를 집중시키게 하는 물질적 차원의 영역으로의 구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영역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신앙과 사업, 돈과 종교가 서로 연관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이 이원론이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뿌리박고 있는데, 이것이 전형적으로 이교적 모습이다. 이 이원론이 교회에 나타나게 되면 이것은 사실상 교회가 재물의 신에게 예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제, 인간에 대한 재물의 신의 승리는 인간 개인의 왜곡만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즉시 사회와 교회의 타락을 가져온다. 경제적 삶에서 극심한 혼란이 초래되고 사회적 무질서가 야기된다. 부의 사적허용, 매점매석, 독점, 탐욕, 욕심들이 낭비, 호화, 사치, 무절제와 더불어 하나님의 질서에 예시된 재화의 조화로운 유통을 차단한다. 그리스도께서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간에 세우신 새로운 영적 교제는 그들로 하여금 자기의 재화를 서로 나누게끔 만든다. 이 재분배는 나눌 수 있는 가능성과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서 이루어진다. 그리스도의 교회가 형성한 새로운 사회에서는 사유재산이 폐지되지 않는다. 이 재산을 내어놓아 모든 사람이 쓰게끔 한다.
작가의 이전글 헌 책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야 할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