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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르다 Mar 19. 2020

나를 표현하는 세 가지 동사

찾다, 뛰다, 노력하다

1. 찾다.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그래서 항상 무언가를 찾는다. 하루에 세 번 정도는 "내 안경 어딨어?"라고 묻는다. 남편은 왜 같은 장소에 물건을 두지 않느냐며 타박한다. 눈이 어두운 나를 위해 안경을 찾아줄 수 있는 라식 수술을 한 남편과 결혼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핸드폰이나 지갑을 어디다 뒀는지 잘 찾는 것도 이 동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지만 나는 무언가를 늘 끊임없이 찾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리를 찾고, 따뜻한 사랑을 찾고, 하나님을 찾고...

내 인생은 계속해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채우고 그 갈증을 채울만한 무언가를 찾는 여정 아닐까.

궁극적으로 우리의 갈증, 우주적 갈증은 하나님 한 분만이 채우신다.

삶과 죽음의 위협과 갈등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침묵하시는 것 같은 그분 앞에서 끊임없이 하나님의 임재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 뛰다.

성격이 급하다. 그래서 잘 뛴다. 사실 달리기도 잘 한다. 학창시절 단거리 달리기에는 늘 선수로 나갔던 것 같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키가 작은 편인데 꽤 빠르게 잘 뛴다. 

뛰는 것 못지 않게 걷는 속도도 빠르다. 이 점은 엄마를 닮았다. 느리게 걷는 사람과 함께 걷는 것이 힘겨웠으나 허리디스크를 달고 나서는 천천히 걷는 연습을 해서 어느 누구랑도 보폭을 맞춰 걸을 수 있게 되었다.



3. 노력하다.

노력하는 것을 후천적으로 습득했다. 노력하지 않고 대충하는 것도 잘한다. 사실 게을러서 이 편이 편하다. 그렇지만 주어진 일에 노력하지 않고 넘어가고 난 다음 밀려오는 후회는 끔찍하게 싫다. 사실 삼다를 시작하고 입원하게 돼서 숙제를 제때 못한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다. 이 글을 쓰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이걸 하지 않았을 때 올 스트레스는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어쩔 땐 노력파인 내 자신이 싫기도 하다.

좋은 게 좋은 거지, 라며 허허 웃고 넘어가는 주변 무한 긍정 에너지 친구들을 볼 때 사실 부럽다.

나도 대충하고 노력 안 해도 맘편히 두 발 뻗고 잘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엔 가꾸 가정법 문장을 쓰게 된다. ~했다면, ~라면.

현실이 썩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얼른 이 힘든 시간이 지나갔으면 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아픔은 지겹지만 성장통은 꽤 자랑스러운 흔적으로 남을 것 같아 잘 버텨보려 한다.

긍정적이기 보다는 회의적인 성향이 노력하게끔 채찍질한다. 나는 비관적인 사람이다.

긍정적인 척을 잘 하지만 속을 파들어가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노력하며 받는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노력은 좋은 것이지만 과연 내가 하는 노력이 하나님 보시기에 선한 것일까? 이 질문은 늘 따라다닌다.

지극히 나만을 위한 노력은 '멋'있지 않다. 나는 예쁘기 보다 멋있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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