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극 I다.
나는 극E 성향을 가지고 있다.
남편은 집돌이 스타일.
나는 혼자라도 어디 나갔다 와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스타일.
결혼 5년차 접어들며 어느 정도 서로의 스타일을 존중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주5일 서로 빡세게 일하고, 남편 직업 특성상 토요일 하루만 쉴 수 있기 때문에
토요일을 서로에게 할애하는 암묵적인 룰이 잡혀있다.
주말 당직이 잡힌 주에 최대한 금욜 밤까지 일을 다 끝내려 하지만
이슈가 터지면 토욜에도 기사를 써야 하는데
이럴 때마다 남편도 나도 힘들다.
기사를 쓰고 잠깐이라도 근교 예쁜 카페로 놀러 가고 싶은 나와
하루종일 단 둘이 딱 붙어서(방이 세 칸이건만 집에 있을 땐 무조건 자기 옆에 누워 있길 원하는(?) 이해 안 되는 남자...)에어컨 빵빵하게 튼 방에 누워 뒹구르르 하고 싶은 남편과의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 때문.
일요일은 인천 청라 교회까지 왕복 2시간 넘게 교회를 다녀와야 하고
남편이 끝나는 시간인 3시까지 나도 청라에 있어야 한다.
고로 남편이나 나에게 주일인 일요일은 쉬는 날이라기 보단 사역하는 날이다.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주말은 '토요일' 하루 뿐!
평일에 못 한 활동도 하고, 미술관도 가고 싶고, 바닷가도 가고 싶은 나.
이것도 안 되면 예쁜 카페를 찾아 맛있는 커피도 마시고 싶은데
남편은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지 못한다.
어떤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깔려도 그 소리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고 한다.
반면, 나는 시끄러운 음악이나 과한 수다소리가 귀를 괴롭히는 수준만 아니면
카페에서 책을 읽든, 일을 하든 전혀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이럴 땐 아~~~~~~~~~~~주 조용한 카페를 찾아서 남편을 데리고 드라이브를 떠나는 게 최선이다.
아니면 남편이 좋아하는 이케아나 마트 장보기 등을 미끼로 일단 밖으로 데리고 나가든지.
이번 주엔 다행히 남편을 꼬드기는 데 성공해서 여의도->잠실을 찍고 세시 전에 다시 수원으로 돌아왔다.
E성향 아내에 맞춰 준 남편에게 고맙다.
다음 주는 집순이 모드로 얌전히 있어야 겠다. (영화 찾아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