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그러니까 정리정돈은 역치의 상대성에 대한 문제다그러니까 정리정돈은 역치의 상대성에 대한 문제다
내게 어려운 일.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예쁘게 개어놓는 일.
계절마다 다른 이불을 구분해 내는 일.
옷걸이에 한쪽 팔이 축 늘어지지 않게 거는 일.
셔츠 단추를 모두 잠그고 거는 일.
옷에 따라 옷걸이를 구분해서 거는 일.
빨래를 마치고 그들의 영역을 나눠 거는 일.
수건을 엄마처럼 4단으로 접는 일.
물건을 쓰고 나서 제자리에 놓는 일.
오래전에 썼던 물건을 찾아내는 일.
가방 안의 물건들을 가지런히 넣는 일.
여러 가방을 장롱 속에 집어넣는 일.
신었던 신발을 나가는 방향으로 돌려놓는 일.
왜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나에게 어려울까 생각해 보았더니, 이 모든 일들이 이뤄지지 않아도 내가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치가 아주 높아서. 그러니까 정리정돈은 역치의 상대성에 대한 문제가 아닐는지. 난 정말 불편하지 않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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