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식물들
소수 사무실에는 식물이 많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정글 같은 녀석들도 있고, 콘크리트 화분에 담겨있는 녀석들도 있고, 또 천장에 매달려 있는 녀석들도 있다. 천장에 매달기 위해 천장에 못을 새로 박고, 철사를 보냈다. 가장 공을 들인 공사였고, 때때로 물을 줄 때마다 이 녀석들을 다 내려서 화장실로 데려가 물을 줘야 해서 손도 제일 많이 간다.
하지만 쑥쑥 자라는 모습이 가장 잘 보이는 장점이 있고, 가끔 이 녀석들에게 머리를 쓰담쓰담받을 때도 있다. 처음에는 흠칫 흠칫 놀랐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회사에서 보는 애들이 이런 애들이라, 소수의 건축을 이야기할 때 식물들을 빼놓기가 힘들어졌다. 심지어 소수의 보물 7호다. 리터칭 할 때 나무를 마지막으로 심으면서, 그 마침표를 찍는 것처럼 실제 건물에도 조경 계획으로 디자인을 마무리한다. 때때로 실패할 때도 있고, 성공할 때도 있는 것 같지만 아직은 과도기다. 하지만 김 소장님이 식물을 매우 좋아하신다.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식물을 하나 씩 들여오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
그림 속 가장 왼쪽의 아이는 머리가 산발된 것처럼 새 잎이 쑥쑥 나온다. 사실 얘는 같은 종으로 두 마리가 있는데, 한 애는 차분한 생머리인데 그림 속의 녀석은 아주 산발이다. 개인적으로는 산발인 애가 더 생기 있어 보여 좋다. 아참, 봄에는 좀 징그러운 꽃이 자라난다.
중간에 있는 녀석은 사실 변화를 인지하기가 힘들다. 언제나 그 상태인 것만 같은데, 확실한 것은 매우 튼튼하다는 것. 잎이 하나 떨어지는 걸 못 봤다. 그 더운 한여름에도 아주 꿋꿋이 잘 살아남아 주었다.
가장 오른쪽은 키가 나보다 큰 녀석들만큼이나 비싼 애인데, 행잉 식물 중에서 가장 비싼 것 같다. 최근에 온 박쥐란은 가격을 정확히 모르겠어서 판단할 수가 없다. 한창 건강하게 밑으로 점점 길어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요새 환자다. 얼른 병원에 데려가야 할 텐데.
그림은 집중이 안 될 때 끄적끄적 거린 것이 세 장이나 모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