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벚꽃은 떠나간다
벌써 지지난 주 주말이었다. 벚꽃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가까운 석촌호수로 향했다. 날씨는 흐렸지만 사람은 많았고, 벚꽃도 모두 만개해 있었다.
롯데월드 타워가 개장한 뒤로 강동 쪽에서 석촌호수는 더욱더 벚꽃을 손쉽게 보러 올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역에서 많이 걷지 않아도 되고,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고는 바로 롯데월드 지하의 쇼핑몰로 들어가면 되니까. 게다가 석촌호수와 롯데 타워 사이의 길을 모두 다시 정리해 놓아 꽤 걷기 좋은 산책로가 되었다.
주말이 지나고, 주중에 역시나 비가 내렸다. 봄비는 언제나 모든 이파리들을 푸르르게 하지만, 벚꽃만큼은 져버리게 한다. 벚꽃이 비를 맞고 떨어질 때, 어느 정도 단념하게 된다. 아, 올해의 벚꽃도 여기까지구나.
그나저나 올해에도 과천 서울랜드 쪽은 벚꽃이 꽤 오랫동안 피어 있었다고 한다. 지난 주말 벚꽃을 찾아 떠났던 친구의 전언. 서울 시내보다 한 주 정도는 더 개화시기가 느린 것처럼 느껴진다.
집에서도 벚꽃이 피어있는 틈을 타 얼른 사진을 찍어두었다. 처음 이사를 왔을 때는 분명 벚나무가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무를 바꿔 심은 뒤로는 봄에 창밖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