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란 질문 앞에서

재능은 고정된 값이 아니라, 믿음 속에서 서서히 자라는 가능성

by 단호한 제제


“저는 재능이 없는 거 같아요"

"저한테 재능이 있을까요?”

아이의 질문에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쉽게 답이 안 나온다.


마음속에서 다른 질문이 고개를 든다.

나는, 우리 아이의 재능을 믿어주는 부모였던가


재능을 묻기 전에, 믿음을 돌아본다

우리는 아이를 키우며

종종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곤 한다.


잘하는 것이 있는지,
남들보다 뛰어난 것이 있는지,
앞으로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계산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 질문은 어쩌면 가장 나중에 와야 할 질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아이가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게 될 것인가였다.


자신을 믿는 사람으로 자랄 것인가,
아니면 늘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의심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나는 이제서야
“정말 아이를 믿고 지지해줬어야 했다”는
늦은 반성을 한다.


똑똑함보다 중요한 것

제임스 듀이 왓슨은 그의 저서,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에서 이렇게 말한다.


방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지 말고,
경쟁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라.


이 말은
재능의 크기를 말하는 문장이 아니다.
환경과 관계, 그리고 태도의 중요성을 말하는 문장이다.


혼자만 똑똑한 사람보다,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사람.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
그리고 더 나은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배우려는 사람.


재능은 고정된 값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서서히 확장되는 가능성에 가깝다.


혼자 반짝이는 빛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반사되고 굴절되며
조금씩 커지는 빛이다.


오르지 않은 것은 산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의 시이다.

우리는 이 시를 흔히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교훈으로 배웠다.

하지만 깊은 내력을 들여다보면 이 시는 양사언이
처절한 삶을 살다 간 어머니를 향해 바친 마음의 기록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는 산을 말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밀어 올려준 어머니의 삶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산은 목표가 아니라, 어머니의 삶이었고,
오름은 성취가 아니라 그 믿음 위에 올라선 아들의 마음이었다.1


재능 뒤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믿음이 있었다

율곡 뒤에는 신사임당이 있었고,
한석봉 뒤에는 그의 어머니가 있었다.


그들은 아들의 재능을 계산하지 않았다.
대신 끝까지 믿었다.

넘어질 때도, 흔들릴 때도,
“너는 할 수 있다”는 말보다
“나는 너를 믿는다”는 태도로 아이를 키웠다.


그리고 그 믿음은
재능을 만들어냈다기보다
사람을 만들어냈다.


나는 너를 얼마나 믿고 있는가

아이가 재능이 있을까, 없을까를 묻기 전에
나는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먼저 던져야 했다.

“나는 이 아이를 얼마나 믿고 있는가.”
“이 아이는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자라고 있는가.”


재능은 언젠가 드러난다.
하지만 믿음이 없는 재능은
쉽게 꺾이고, 쉽게 사라진다.


반대로,
믿음 속에서 자란 사람은
재능이 늦게 피어나더라도
끝내 자기만의 산을 오른다.


산이 높아서가 아니라,
이제는 오를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정답도, 비교도, 조급한 평가도 아니다.


“너는 괜찮다.”
“나는 네 편이다.”


그 믿음 하나면,

아이의 삶은 이미
가능성의 방향을 향해
조용히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by 제제

- 재능보다 먼저 마음이 자라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싶은

- 사람의 가능성을 믿고 오래 응원해 주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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