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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선혜 Aug 26. 2022

방귀 소동

방구방구 탐정단_1

  뿌우웅!

  벌써 다섯 번째다. 2학년 2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벌써 3주째 접어들고 있었다. 5교시가 있는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꼭 방귀 소동이 일어났다. 이번에도 여전히 5교시가 시작되고 20분 후에 꼭 누군가 방귀를 뀌었다. 그 방귀의 위력은 대단해서 소리의 방향을 확인할 수 없었고, 냄새는 순식간에 교실 전체에 퍼졌다. 때문에 대체 누가 방귀를 뀌었는지 알 수 없었다. 처음 누군가 방귀를 뀌었을 때 아이들 모두 제 짝꿍을 의심할 정도였다. 

  이제 5교시가 있는 날이면 아이들은 점심시간이 끝날 때쯤에 자연스럽게 창문을 열어놓았고, 옆 반의 아이들은 벌써부터 우리 반에 몰려들어 깔깔 웃어댔다. 복도 창문에 얼굴을 들이밀고 웃다가 턱을 찧는 아이도 있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 이 소동에 대해 투덜거리는 듯 보였지만 사실 은근히 즐기고 있었다. 특히 나와 유나, 명하가 그랬는데 우리는 오히려 그 시간만을 기다렸다. 우리는 네 번째로 방귀 소동이 벌어지자 탐정단을 결성했다. 

  그날 오후도 나는 코를 두 손가락으로 틀어쥐었다. 유나가 앉은자리를 돌아보니 유나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는 얼굴 앞에서 손바닥을 크게 휘휘 젓고 있었다. 마치 방귀가 자기 얼굴 앞에 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 눈이 마주쳤다. 유나와 나의 입 꼬리가 동시에 올라갔다. 유나는 명하가 앉아 있는 삼 분단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도 자연스럽게 명하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명하는 우리와 눈이 마주치자 웃음을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두 손으로 입을 꽉 틀어막고 킥킥거렸다. 

  드디어 탐정단 활동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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