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찬란한 슬픔

by 최자현
6f0b1a5cae790072a22dc112ba15fb7aa68d53e4.jpg


惜春(찬란한 슬픔)/ 宋翰弼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 어젯밤 빗속에 꽃 피더니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아침 바람에 지는구나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가련하구나 봄날의 일들이여

往來風雨中 [왕래풍우중] 비바람 속에 피고 또 지는구나


김영랑은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봄을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고 노래한 바 있다. 또한 T. S. 엘리엇은 그의 시 <황무지>에서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내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읊었다. 봄은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새싹이 돋고, 꽃들은 피어나고, 신록은 은성(殷盛)하게 숲을 치장하고..... 하지만 아름다움은 오래 머물지 않고 오래 간직할 수 없어서 안타깝고 또 더욱 귀하다.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삼라만상은 영원할 수 없고,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피었다가는 지고 사라져간다. 그래서 짧은 우리네 인생은 때로 안타깝고 슬프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것 같다. 위의 시의 시인은 비 내린 다음날 아침, 젖은 땅 위에 무수히 떨어져 누은 꽃잎을 보며 느낀 비감(悲感)을 시로 노래했다. 이 시는 우음(偶吟)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송한필(1531?~1594?)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성리학자로, 율곡 이이가 "학문을 같이 논할 사람은 송한필밖에 없다"며 크게 인정하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복잡한 가정사로 인해 사회적으로 크게 두각을 나타낼 수 없었다. 송한필의 부친 송사련은 양반집 서얼의 자손으로 신분상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안처겸이 세도가들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듣고 이를 역모로 조작하여 고변함으로써 공신에 책봉되고 당상관에까지 올랐다. 송한필은 이런 배경 덕분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다.


그러나 동인과 서인의 당파 싸움 속에서 아버지의 고변이 조작임이 밝혀지며 일족이 노비로 전락했고, 그들은 성명을 바꾸고 도피 생활을 해야 했다. 1589년 기축옥사로 서인이 득세하자 송한필의 신분도 회복되었으나, 이후에도 정치적 풍파로 귀양과 사면을 반복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빼어난 문재와 학식에도 불구하고 불우한 가정사와 정치적 풍파 속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 했던 시인에게, 하룻밤 사이 피었다가 아침 바람에 지는 꽃은 단순한 자연의 풍경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비바람 속에 피고 지는 봄날의 꽃처럼, 시인 자신의 삶도 부침을 거듭했기에, 그가 느낀 비감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형 송익필(宋翼弼)의 문집인 <구봉집(龜峯集)>에 부록 문집으로 남아있는 송한필의 <운곡집(雲谷集)>에 시 32수와 몇 편의 글이 전한다.



패랭이 꽃의 꽃말이 무엇인지 아세요?

인적이 드문 들판에 피고 지는 꽃이지만

꽃의 모양과 색이 화사하여 들꽃 같지 않은 꽃이지요.

요즘은 사랑하는 이에게 꽃을 선물할 때 장미를 선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전에는 시골의 처녀 총각들은 무슨 꽃을 어떻게 주고 받았을까요?

다음 글로 고려시대의 시 중에서 패랭이 꽃에 대해서 적은 것을 소개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1. 연재를 시작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