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리 고운 꽃 피는 줄 알까

by 최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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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竹花(패랭이꽃)/ 鄭襲明


世愛牡丹紅 [세애목단홍] 사람들 모두 붉은 모란꽃 사랑하여

栽培滿院中 [재배만원중] 정원 가득 심고 가꾸지만

誰知荒草野 [수지황초야] 그 누가 거친 들판에도

亦有好花叢 [역유호화총] 이리 고운 꽃 피는 줄 알까

色透村塘月 [색투촌당명] 시골 언덕에 피어 달빛에 곱게 빛나고

香傳隴樹風 [향전롱수풍] 나무를 스치고 온 바람에 향기 날리네

地偏公子少 [지편공자소] 외진 곳 찾아주는 귀한 댁 도련님 없어

嬌態屬田翁 [교태속전옹] 아리따운 자태 촌부에게나 뽐내는가


* 塘: 못, 연못, 방죽, 둑, 제방


패랭이꽃의 꽃말은 "순결한 사랑"이다. 꽃의 모양과 색이 화사하지만 인적이 드문 들판에 피고 지는 것을 보면, 왠지 애뜻한 마음이 들게 하는 꽃이다. 옛적부터 시골의 처녀 총각들 사이에서 연심(戀心)을 전하는 데 많이 쓰였던지 파인(巴人) 김동환은 패랭이꽃을 다음과 같이 노래한 바 있다.


패랭이꽃/ 김동환

이 동리엔 섬든 처자 없던가 보이

각담 위 패랭이꽃 그저 남았을 제는

처자 있고 사랑이 있었더라면

저 어여쁜 꽃 그저 남았을까

벌써 사내들 손에 꺾여 물동이에 띄워졌을 것을


패랭이꽃은 한자어로 구맥(瞿麥) 또는 석죽화(石竹花), 대란(大蘭), 죽절초(竹節草)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옛 문인화가들은 사군자 외에도 패랭이꽃, 맨드라미 등도 즐겨 그렸으며, 선비들의 서재의 필통 등의 백자(白瓷) 문구에도 패랭이 꽃을 즐겨 새겨넣었다. 원시(原詩) 석죽화(石竹花)는 고려 중기의 문신이고 포은 정몽주의 10대조 할아버지인 정습명(鄭襲明, 1094년 ~ 1150년)이 지은 것이다. 초야에 묻혀서 세상에 알려질 날을 기다리는 선비를 은유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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