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둘째의 낮잠과 나의 커피
아침부터 항상 분주하다. 기저귀를 갈고, 이유식을 먹이고, 어린이집 등원도 무사히 마치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둘째가 잠드는 시간이다.
둘째는 10분마다 잠에서 깼다. 그게 참 힘들었지만 1~2시간을 푹 잘 때도 있었다.
마치 '이제 아빠도 좀 쉬어'라고 말하듯.
나는 조심히 그 작은 몸에 손이 닿지 않게 최대한 조용히 살금살금 주방으로 향한다. 커피포트에서 올라오는 김을 바라보며 문득, 지금이 내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순간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따뜻한 커피 한 모금.
창밖을 잠깐 바라보고, 휴대폰을 내려놓고, 이 짧은 시간이 참 고맙다. 바쁘고 소란한 하루 속, 이건 나만의 작은 의식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난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일을 할 때 가끔 마셨다. 커피를 들고 일을 하는 나의 모습과 그저 커피잔을 손에 들고 가만히 앉아있는 걸 비교해 보노라면 지금이 훨씬 더 ‘나답다’는 느낌이 든다.
둘째가 자고 있을 때는 커피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해야 한다. 바로 집안일. 청소와 빨래를 하다 보면 육아는 시간을 빼앗는 게 아니라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준다. 단 몇 분의 고요함 속에서 나는 하루를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뿌에엥~' 하는 우는 소리가 들린다. 둘째는 조용히 일어나지 않고 꼭 울음으로 자신의 일어남을 표시했다.
짧은 ‘나의 시간’은 그렇게 끝나고, 나는 다시 아빠의 하루로 돌아갔다.
“짧은 고요는, 다시 사랑할 용기를 준다.”
육아휴직 중 어느 아빠의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