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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May 21. 2017

마지막 이후의 잡지를 펴내며

[7호] 편집 후기 | 편집부

  6호 편집위원님들은 지난 6호가 마지막인 줄 알았다고 한다. 잡지 간행은 3년차가 맞지만, 서울마을미디어 활성화 주민지원사업과 연을 맺은 것은 작년이 2년차였으므로 올해도 지원 자격은 주어졌고,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7, 8호 간행사업이 선정되었다. 덕분에 지난 6호 편집 후기의 끝인사는 허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허언이라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것이 비단 우리 편집위원회나 성북동천 회원님들만은 아닐 것이라 굳게 믿는다.


  불안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내년에도 우리 잡지에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질지, 잡지를 만들어낸 세월은 켜켜이 쌓여 가면서 다음에 대한 기회는 내부에서나 외부에서나 점점 커져만 가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함께 할 사람들을 더 만날 수 있을지 늘 고민이고 또 걱정이다. 그것을 덮어버리는 현안 업무에 밀려서 잊어버리기 일쑤지만 잠시 한숨 돌릴 때면 어김없이 마음속 어딘가에서 똬리를 틀고 있던 그 불안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곤 한다. 우린 늘 사람이 그립고 사람이 고프다.


  동네에서 잡지를 만든다는 건, 이웃과 함께 돈, 명예, 권력 그 어떤 것과도 무관한 비영리적이고 자발적인 어떤 활동을 한다는 건, 그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존재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생소하고 낯설다. 어떤 이들은 우리의 노력을 냉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믿고 있다. 거대 담론 못지않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발견한 소소하고 하잘 것 없는 것들이 지닌 가치를, 그리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책자로 찍어내어 돌려 읽는 행위가 뜻하는 바를 우리는 확신한다. 이 잡지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이 잡지를 만든 우리의 삶은 변화시켰다. 그리고 이 잡지를 읽은 분들의 삶이 조금은 더 따뜻해졌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이 활동을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만큼 할 것이다. 그리고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을 때까지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를 처음 펴냈을 때의 마음이고, 지금도 잊지 않고 있는 결심이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7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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