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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May 20. 2017

거인소년 모레 이야기

[7호] 책 소개 & 서평 | 글 이민우

  『거인소년 모레 이야기』는 아무도 살지 않는 사막에서 혼자 즐겁게 살던 거인소년 ‘모레’가 어느 날 사막을 떠나 숲을 찾아 떠나는 여정의 이야기이다.


  내일은 아니더라도 다가올 어느 날의 모레에는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글과 그림으로 전달하며, 시각적으로도 그림과 글이 다정다감하게 상응하고, 독자에게 편안하게 전해질 수 있도록 서체까지도 하나하나 다듬으며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만들었다. 책에 쓰인 글꼴은 산돌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인 ‘구모아’씨가 직접 작업한 ‘늦봄체’로써, 이 글꼴을 개발한 디자이너가 책의 편집디자인까지 담당하여 글꼴과 그림의 조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따뜻한 배려가 숨어있다.


  『거인소년 모레 이야기』는 우리말뿐만이 아니라 올해 안으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스웨덴어 등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각각의 언어들은 작가의 친구들이 담당하여, 각자의 모국어로 자신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담담한 어투로 번역된다.


  단 한 장의 그림을 마주하더라도 지친 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행복을 건네는 그림책 『거인소년 모레 이야기』는 여러 사람의 바람을 책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어 꽃피워주자는 취지로 설립한 바람꽃 출판사의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출판사 서평


  ■ 3년의 시간이 담긴 섬세한 단색 볼펜선에서 만나는 치유의 그림들


  『거인소년 모레 이야기』에는 거대한 이야기 구조보다는 소년의 여정을 담담하게 들려주는 조용한 낭독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볼펜으로 그려진 매 페이지의 그림들은 각각 그 장면이 보여주고자 하는 감정에 충실하다. 작가가 한 장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 삼 일이 걸리기도 하고, 때로는 일주일을 넘겼던 시간의 흔적이 있는 그림들을 조용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삼 년이라는 시간이 고스란히 책에서 배어 나온다.


  단색의 선들을 그려나가면서 작가가 자신을 치유하고, 미래를 살아갈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격려들을 담으려고 한 흔적이 곳곳에 숨어있다. 정말 색칠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선으로만 그려진 이 그림 속에서 독자들은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작가와 편집자는 그렇다고 믿는다.


  화려하지 않은 수많은 세세한 선들을 통해서 작가는 장면의 모습을 사진처럼 담기보다는, 장면의 이면에 숨어있는 감정을 끌어내고 있으니까.



  ■ 우리는 꼭 오늘 행복해져야 하는가?


  『거인소년 모레 이야기』는 ‘모래’ 위에서 살아가는 소년 ‘모레’에 관한 이야기이다. 모래 위에서 살아가는 평화로운 일상을 벗어 던지고, ‘숲’이라는 새로운 모험의 공간으로 향하는 소년의 여정은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행복은 오늘 당장 꼭 필요한 것일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작가의 여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작가는 모래 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소년 ‘모레’가 새로운 세상을 찾아 여행을 떠나도록 한다. 작가는 소년이 여정을 통해서 행복이 오늘이 아니더라도 모레에는 찾아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 행복의 실마리들이 이미 우리 속에 있음을 작은 씨앗들을 통해서 증명하고 있다.


  또한, 열려있는 책의 결말을 통해서 작가는 더 많은 이야기가 독자들과 그들의 아이들을 통해서 만들어지리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정말 우리는 꼭 오늘 행복해져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책은 대답한다.


  꼭 오늘이거나 내일이 아니더라도, 모레나 그 어느 날의 모레에는 분명 행복해질 것이라고. 그러니 오늘 손에 쥐지 못한 행복 때문에 아쉬워하며 슬퍼할 필요도 없다고.



  ■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성장하는 이야기와 그림


  책의 그림들은 작가가 3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작업한 그림들이다. 책장을 넘기는 순서에 따라 작가가 그렸던 그림의 시간도 변하고 있다. 그래서 첫 장의 그림과 마지막 장의 그림 사이에는 작가의 시간을 느낄 만큼의 볼펜선의 변화가 있다. 투박하고 장난스러운 그림으로 시작된 전반부와 더 세밀하고 밀도 높은 후반부의 그림들은 서로 시간의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간과 그림체의 변화는 단순히 그림의 변화만은 아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단 한 명의 등장인물인 소년 ‘모레’의 여정의 시간이자 내면의 변화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책장을 넘겨야 한다. 시간의 변화를 느끼며, 사막의 바람소리, 숲의 빗소리, 고요한 숲에서 달이 내는 윙윙 고막을 흔드는 작은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런 소년의 시간을 느끼고 작가의 시간을 느낄 때 우리는 책을 덮으며 담담하지만 울림이 깊은 감동을 느낀다.


  『거인소년 모레 이야기』는 첫 번째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지속해서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 계획입니다. 첫 이야기가 ‘모레’라는 소년이 첫 번째 여행을 통해 자기를 발견해 가는 이야기라면,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사막으로 되돌아간 소년이 자신과 세상을 이어주는 매듭을 내면의 성찰을 통해 발견하는 이야기로 시작될 예정입니다.



작가 프로필 및 소개

평범한 아저씨가 3년 동안 자신의 아이를 위해 볼펜과 A4 종이만으로 작업한 동화책이 5년 만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성북동에서 2012년부터 시작된 이 동화책은 2015년 여름 문화기획자 김선문이 편집자로 참여하고, 그해 가을 산돌 커뮤니케이션의 글꼴 디자이너인 구모아가 더해졌습니다. 20대와 30대 그리고 40대가 함께하는 『거인소년 모레 이야기』 프로젝트는 이야기가 보여줄 수 있는 확장성과 디자인에 관한 시도를 전문 출판인이 아닌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의 세 사람이 모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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