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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Mar 28. 2019

우리 동네 선잠단 이야기 - 성북선잠박물관

[12호] 성북동 문화재 탐방 | 글 전서령 · 사진 17717 김선문

글 전서령

사진 17717 김선문 



“똑똑, 선잠이 뭐예요?”

박물관에 오시는 관람객 대부분은 이런 질문을 합니다. 매일 변화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선잠이라는 것은 다소 생소합니다. 선잠은 처음으로 누에를 쳐서 비단을 짜고 옷을 해 입었다는 양잠의 신, 서릉씨(西陵氏)를 의미합니다. 그 서릉씨를 누에 농사의 신-선잠(先蠶)으로 받들어 모시고 한 해의 풍요와 안정을 기원했던 제사가 바로 선잠제입니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는 조선시대 서울의 유적 ‘사적 제83호 선잠단지’가 600여 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며 의생활을 중요하게 여겼던 우리 문화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역사상 선잠제는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고려시대의 선잠단은 개경에 있었고, 지금 성북동에 위치한 선잠단은 세종실록 지리지 등 여러 문헌들의 기록을 종합해 보았을 때 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성북선잠박물관은 이러한 선잠단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지어진 성북구 최초 공립박물관으로 2018년 4월 10일 개관했습니다.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는 모습을 모던하게 형상화한 외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3개의 전시실과 개방형 수장고를 갖추었습니다. 개방형 수장고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박물관 수장고의 내부를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한 발상의 전환이 빛나는 공간입니다. 옥상 하늘정원은 한양도성과 성북동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습니다. 성북동 대부분에서 문화재 보호를 위한 고도제한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흔치 않은 경관을 가진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은 선잠제, 선잠단의 어제와 오늘을 담았습니다. 농사와 누에치기가 사회 발전의 큰 동력이었던 사회에서 선잠제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식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왕은 선잠단에 신하를 보내 제사를 지내게 했고, 왕비는 궁에서 몸소 모범을 보이는 예, 친잠례(親蠶禮)를 행했습니다.


3층 기획전시실은 선잠제와 연관된 주제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루거나 조선시대 의복문화와 관련된 특별전시를 위한 공간입니다. 10월 3일까지 개관특별전시인 <비단실의 예술 매듭장 김은영展>을 진행합니다. 후속 전시로 <규방에서 피어난 자수展>를 개최하여 아름답고 따뜻한 자수 작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우리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들의 노동과 삶을 느껴보고자 합니다.


의생활을 중요하게 여겼던 선조의 지혜가 성북선잠박물관의 시작이라면 선잠에 깃든 문화를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발휘해야 할 다음 세대는 성북선잠박물관의 미래입니다. 때문에 성북선잠박물관은 어린이, 성인, 어르신 등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이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청춘백세박물관>, <소원을 담은 노리개>, <선잠어린이박물관학교>, <선잠역사문화교실>, <선잠으로 여름(겨울)나기> 등이 대표적입니다. 


성북선잠박물관은 선잠제의 음악, 음식, 복식, 왕비의 친잠 그리고 비단과 연관된 침선, 자수, 매듭 등으로 다양한 테마의 기획전시를 이어가고 그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연계, 진행함으로써 선잠단과 선잠제의 복원 그리고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려나갈 계획입니다. 동네 박물관으로서 성북구 주민들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합니다. 편안하게 자주 방문해주시면 더욱 발전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성북선잠박물관 직원들이 주민들께 드리는 한마디 


오민주 : 저는 선잠박물관에서 전시와 유물 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성북동 주민들의 일상 속에 함께했던 선잠단이 지금은 발굴로 인하여 굳게 닫혀있지만, 곧 선잠단도 복원되고 선잠박물관에서도 흥미로운 전시를 진행하여 생생한 문화 체험을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북구 주민들께서 좋은 문화콘텐츠를 가깝고 쉽게 이용하실 수 있는 친근한 동네 박물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길.


전서령 : 저는 선잠박물관에서 교육을 맡고 있고, 관람객들을 위해 항상 재미있고 유익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교육과 가족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대상을 넓히고 더욱 재미있는 교육과 체험으로 주민 분들에게 열린 공간이자 평생교육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선잠박물관에 자주 놀러 오시고 교육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유라 : ‘박물관은 어렵다’, ‘박물관은 재미없다’와 같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성북선잠박물관으로 오세요. 선잠에 대해 쉽게 배우고 함께 소통하는 즐거운 공간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한지수 : 선잠박물관은 양잠을 처음 시작한 선잠, 서릉씨와 그에 제사를 지내던 선잠단을 소개하는 박물관입니다. 어렵기만 한 박물관이 아니라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위해 오작교를 놓았던 까치와 까마귀처럼 좋은 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선잠과 주민 분들의 오작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홍성현 : 성북선잠박물관에서는 재미있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전시와 교육, 체험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박물관인 선잠박물관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오셔서 즐겁고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지다인 : 성북선잠박물관은 500년의 역사를 담은 성북동의 자랑입니다. 선잠박물관은 언제나 환한 미소로 여러분을 맞이하겠습니다. 주민들의 많은 발걸음으로 선잠박물관의 빛을 밝혀주세요.   [끝] 



전서령은 역사에 관심이 많아 사학과에서 역사를 배우고, 박물관에서 근무하며 교육에 눈을 떠 박물관교육학을 전공하였다. 국립춘천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을 거쳐 성북선잠박물관 개관에 참여하였다. 현재 성북선잠박물관 학예연구사로 다양한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2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8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8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2018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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