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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Apr 18. 2019

구민과 걸음을 함께 하는
성북미술협회

[12호] 우리 동네 NGO NPO | 글·사진 김성진 성북미술협회

글·사진 김성진 성북미술협회



2016년 8월 5일 혜화아트센터에서 성북미술협회(이하 성북미협) 창립전을 시작으로 2018년 6월 20일 3회 정기전을 가졌다. 조선시대부터 현대미술의 거장인 김환기, 이쾌대, 변관식, 장우성, 이중섭, 권진규 등 많은 예술인들의 자취가 있는 성북구의 미술협회가 타 지역에 비해 다소 늦게 조직되었지만 빠르게 구민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최근 성북미협의 행보가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고 있다.


성북미협은 창립부터 성북구 관내의 미술인들의 친목도모를 위한 모임에서 더 나아가 회원들의 작품 활동을 구민들과 나누고 싶어 했다. 창립부터 이어진 구민들과의 미술적 교류에 대한 고민이 모여 지난 6월 3회 정기전에서 예술적 나눔의 실천을 볼 수 있었다.


정기전이 열리는 성북예술가압장 마당과 전시 기간 중 성북동 일대에서 열린 성북동 야행에 참여하면서 구민의 다양한 미술 체험전을 마련했다.

만해 한용운의 시를 ‘벼루, 먹, 화선지, 붓으로 필사해보기’ 체험을 통해 성북구의 역사 속 인물을 새겨볼 수 있었고, 해외 유명 작가의 현대미술 작품을 응용한 장식물 만들기를 통해 현대 미술이 어떻게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왔는지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세라믹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고 유약을 바르는 도자기 체험을 통해 공예의 즐거움을 느껴보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고, 잭슨폴록의 페인팅 기법을 이용한 예술체험은 혼자서가 아닌 친구들과 같이 그리고 따로 나누는 기쁨을 알게 해 주었다. 이 외에도 벽화 액자, 팝아티스트의 작품을 스텐실 기법을 이용한 에코백,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페이스페인팅과 캐리커처 등 체험할 것이 무척 다채로운 행사였다.


전시장을 방문해 준 관람객분들께 잊지 못할 체험을 통해 성북미협을 알리고,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성북미협을 통해 구민들에게 미술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행사였다. 관람객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비슷한 평가가 이어졌다.

‘지하철 역,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전시가 있어서 접근성이 좋았다’, ‘오픈 기간과 시간이 길어 저녁 식사 후 가족들과 산책 겸 나와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저녁시간을 보냈다’, ‘가까운 곳의 전시로 여러 번 와서 보기도 하고 체험도 골고루 할 수 있었다’, ‘가족들과 왔을 때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미술 체험이 다양했다’ 등등. 실제로 여러 번 전시장을 찾은 가족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비전공자로서 미적 체험에 대해 긍정적인 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구민과 함께 하는 성북미협이 또 하나 애정을 쏟는 일이 있다. 전통적이고 역사적인 장소가 많이 남아있는 성북구에서 선인들을 기억하고 후대에게 알리는 통로가 되는 일이다.

지난해에 이어 2회를 맞는 학생 조선 왕릉 미술대전이 있다. 조선 왕릉이 있는 지역은 서울과 경기도 권에 걸쳐 있고, 그 역사적 가치가 높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미술대회를 통해 그 의미와 역사를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정릉이 동네 이름인줄 알았는데 태조의 부인 능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한 참여자들도 있었다. 이 대회를 통해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좋았다는 말을 많이 듣기도 했다. 성북미협은 관공서와 함께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살리는 데 노력하며, 특히 많은 구민들에게 그 의미를 전하는 가교의 역할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회 또한 보다 넓은 지역에 서 참여하면서 즐거움도 더 컸다.


‘조선왕릉 미술대전’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대상을 위한 것이라면, 성북구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또 다른 활동으로 타 미협과의 교류가 있다. 타 지역 미협과의 교류에서 성북미협이 주최가 되는 행사가 있었는데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성북 문화유적지를 탐방하면서 문화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먼저 예술가의 길을 가신 분들의 뜻을 기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여했던 타 미협 회원들도 뜻깊은 행사였음을 말하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기를 희망했다.


성북을 알리고 구민과 함께 걸음을 맞추어 나가길 바라는 성북미협에는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는 회원들이 많다. 성북미협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회원들과 더불어 40~50대 회원들이 발로 뛰고 있다.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다. 생업에 종사하느라 어렵겠지만 앞으로 20~30대 젊은 회원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 2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어울려 미술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새롭게 배워나갈 수 있는 열린 성북미협으로 나아갈 것이다.   [끝] 




김성진은 성북미술협회에서 홍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성북미술협회는 성북구에 거주하거나 작업 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모임으로 2016년 제1회 정기전으로 출발했다. 2018년 제3회 정기전부터 작가 개인의 활동뿐만 아니라 성북구민과 함께 미술적 체험을 나누기 위한 기획과 활동을 하고 있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2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8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8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2018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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