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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Apr 18. 2019

실무자의 디자인

[2019-4] 성북구 활동가,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인디자인 기초 수업

글·사진 최나현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 보조책임자) 



 어느 단체나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기획하더라도 타겟으로 한 대상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노력은 물거품이 되기 쉽습니다. 공들여 준비한 것들이 많은 사람에게 가 닿게 하기 위해서 기획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홍보인데요. 이 ‘홍보’라는 녀석이 얼마나 만만치 않은지 어떨 때는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서 기획자나 실무자를 온종일 날아다니게 하다가 또 어떤 때는 기대에 반도 못 미치는 결과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게 만들기도 합니다. 홍보, 도대체 이 홍보가 무엇이길래요. 

 일하며 마주치는 실무자들끼리 각자의 사업 ‘홍보’를 잘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 우리의 욕구는 ‘좋은 디자인’에 가 닿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것, 그래서 기억에 남는 것, 결국은 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쉬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열길 물 속을 들여다보는 일보다 어렵다는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는 일이라 우리의 예측은 늘 보기 좋게 엇나가기 일쑤이지요.

 그래도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더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일을 위해 홍보물을 만듭니다. 그 과정에서 부딪히는 한계는 비단 툴을 다루는 능력에서만 느껴지는 일은 아닙니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보다 효과적으로 다루고, 알리려 하는 일이 조금 더 진정성 있게 느껴지게 하는 것, 우리는 실무자에게 실용적인 디자인 강의를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성북시민협력플랫폼은 성북구 내의 실무자와 활동가를 대상으로 지난 3월 20일부터 네 차례의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이름하여 <실무자의 디자인> 강좌입니다. 

 그 어떤 일이라도 거의 필수에 가까운 홍보물 제작 업무는 사실상 제작 업무라기보다는 소통 업무에 가깝다는 것을 우리는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홍보물을 통해 우리가 알리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은지, 본질적인 목적은 무엇인지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잘 설명하는 일 역시도 디자인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것을 알게 되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등에 업고 이제는 조금 더 나은 결과물을 얻기 위한 도구를 사용하는 법에 접근하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인디자인>은 어도비 사의 편집디자인 툴입니다. 간단한 몇 가지의 기능만으로도 웹홍보물이나 리플렛, 포스터, 소책자 등의 제작을 가능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지만, 흔히 포토샵, 일러스트로 불리우는 전문 프로그램의 높은 진입장벽을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는 이것도 비슷하지 않겠나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공익활동가, 비영리단체 실무자가 하는 업무의 특수성과 그 고단함을 잘 이해하고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수 있는 강사를 찾는 일이 중요했지요.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강의 경험이 있는 그림 작가 우영 님을 강사로 모신 것이 좋은 출발이 되었습니다. 


강의 내내 모든 수강생의 과제를 하나하나 살펴 눈높이 피드백을 해 주신 우영 강사님



 현장에서의 경험,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홍보물, 각자의 현장이 필요로 하는 것들에 대해서 폭넓게 이야기 나누며 실습하고 지난 시간의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시간은 매우 유익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매우 즐거워하던 참여자들에게 네 번의 강의는 너무 짧고 아쉽기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첫 강의 이후 기관의 홍보물을 만들어 바로 활용하시는 분, 강의를 통해 단체의 출판물을 기획하게 된 분, 매 강의 차츰 세련되게 발전하는 결과물로 감탄을 자아냈던 분들을 마주하니, 워크숍이 조금이나마 현장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성북시민협력플랫폼의 성북공공콘텐츠제작단(이하 성북공작단)이 올해 추진 중에 있는 <플랫폼성북> 발간 사업의 편집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역량강화워크숍으로 기획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활동가와 실무자들에게도 필요한 강의가 아니겠는가 하는 논의가 이어져 성북 지역의 활동가 및 실무자 분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 과정을 함께 하며 만들어진 좋은 관계가 건강한 지역 활동의 바탕이 되어 성북공작단이 앞으로 해 나갈 일들의 든든한 어깨동무가 되어주시기를 바라봅니다.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2차년도)는/은 성북구 지역시민사회의 자생적 활동 생태계 조성을 위해 활동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 네트워크 구축을 비전으로 여성·아동 복지 실현을 목표로 하는 지역단체 성북나눔연대, 동 기반 주민모임 성북동천, 성북 지역활동가 단체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성북구 대표 지역법인 함께살이성북사회적협동조합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자치구 시민 주체의 성장을 통한 지역 협치 실현"이란 핵심비전을 갖고 추진되는 서울시 시민협력플랫폼 지원사업에 2017·2018 연속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추진중입니다.  

(지원 : 서울특별시, 성북구)


문의 co.platform.s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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