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성북] 창간준비호|태그에세이
글·사진 박경자
봄이 오면 이유 없이 마음이 설레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노오란 개나리 꽃이나 진분홍 진달래 꽃 같은 튀는 색상의 옷차림을 하고 나서고도 싶다. 우연히, 또는 불쑥 찾아와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는 계절~ 사람들이 느끼는 감성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비슷한지 모두 여행을 가면 좋겠다는 마음을 드러내지만 현실은 힘드니 햇살을 받으며 동네 마실을 나가는 것으로 만족한다.
내가 사는 성북구는 그런 감성을 가지고 걷기 좋은 동네가 많다. 거주하는 석관동이 그러하고 이웃하는 장위동, 보문동 등이 그러하다. 비슷하듯 다르면서 익숙한 느낌을 전달하는 3개의 동네로 마실을 나서본다. 화사한 색상으로 차려입고 가벼운 운동화와 물병을 들고 미세먼지도 잠시 안녕~하며 사라진, 하늘도 맑은 봄날의 나들이를 시작한다.
조선 경종의 능인 의릉을 비롯해 걷거나 자전거타기 좋은 중랑천이 있고 한예종과 동덕여대가 있어 예상치 못한 공연과 축제가 이어지는곳이다. 비밀처럼 주민들만 알고 있는 천장산과 삼태기숲은 고즈넉하고 멋스럽다. 지란지교와 재래시장에 자리한 가맥집에서의 만남도 참 재미지다. 재개발사업으로 친구들과 뛰놀던 골목들이 아파트로 사라진 곳도 있지만 아직까지 예전 그대로인 의상실, 방앗간, 미용실이 반가운 곳이다.
학교를 같이 다녔던 친구들이 살고 있어 알게 된 평지 및 오르막이 뒤엉킨 복잡다단한 마을. 우이천을 따라 걷기도 좋고 북서울 꿈의 숲까지 이어진 길은 봄날의 찬란함을 더해준다. 도시재생사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장위 재정비 촉진지구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자문자답하며 흐린 미소를 지으며 걸어보게 한다. 철거 가림막이 한가로이 흩날리는 정오의 시간, 불현 듯 사진을 찍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핸드폰을 쥐었다.
한옥밀집지역이라는 특징을 빼면 나의 동네와 비슷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곳. 보문사를 시작으로 동망봉까지 오르며 구경하게 되는 한옥주택들이 정겨운 마음을 지니게 하는 따사로움이 감도는 마을이다. 걷기 좋은 성북천이 있지만 이 곳도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니 마음 한 켠이 휑하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동네를 걷자니 아이들이 뛰어노는 환청이 들리고, 아직 철거 전인 목욕탕과 중국집, 철물점이 자리한 풍경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예스러움이 묻어나는 동네구경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시간여행자의 기분을 갖게 하고, 봄나물을 무치고 달래된장을 끓여 음식으로 봄을 느끼게 해주던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겨우내 간신히 참고 있던 놀고 싶은 마음도 한껏 드러내며 동네친구들과 뛰놀던 골목, 대문 앞 작은 화단에 가족들과 수선화를 심었던 추억의 시간은 이맘때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르곤 한다.
평온한 기억들이 남아있는 동네가 재생사업으로 달라지고 있음이 안타깝지만 내가 자라났고 현재 살고 있으며 살고 싶어지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하더라도 지금의 마음처럼 봄 향기를 지니며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짧아서 아름다운 봄날, 더욱 기분 좋은 들뜸. 도심 속에 있지만 시골스러움이 깃든 나의 동네가 있고 이웃한 동네가 있고 자연이 있고 사람이 있다.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2차년도)는/은 성북구 지역시민사회의 자생적 활동 생태계 조성을 위해 활동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 네트워크 구축을 비전으로 여성·아동 복지 실현을 목표로 하는 지역단체 성북나눔연대, 동 기반 주민모임 성북동천, 성북의 지역활동가 단체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성북구 대표 지역법인 함께살이성북사회적협동조합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자치구 시민 주체의 성장을 통한 지역 협치 실현"이란 핵심비전을 갖고 추진되는 서울시 시민협력플랫폼 지원사업에 2017·2018 연속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추진중입니다. (지원 : 서울특별시, 성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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