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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Dec 13. 2017

길상사 꽃 공양

[5호] 우리동네 문화재 이야기│글 최성수

길상사에 점심 공양 갔다가

산수유 꽃그늘에 핀 노루귀에 홀려

공양 시간을 놓치고 말았네

둘러보면 곳곳에 피어나는

복수초, 처녀치마, 깽깽이풀

십 년간 돌봐 이렇게 꽃자리 일궜다는

길상사 보살님 웃음이 꽃처럼 곱네

저리 여린 생명 돋기에

십 년은 그저 숨 한 번 몰아쉬는 찰나일 뿐

길상사 꽃 공양에 흘러간 시간도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나날도

꽃 잠시 피었다 지는 봄날 하루 같은 것

그 꽃들 보느라

이승의 공양 시간 훌쩍

지나가 버리네



최성수는 시인이며 청소년 문학 작가이다. 그동안 시집 <장다리꽃 같은 우리 아이들>, <작은 바람 하나로 시작된 우리 사랑은>, <천 년 전 같은 하루>, <꽃, 꽃잎>을 냈으며, 청소년 소설 <비에 젖은 종이 비행기>, <꽃비>, <무지개 너머 1,230마일>을 내기도 했다. 성북동에 50년 가까이 살며, 성북동이 사람들의 행복한 꿈을 담아내는 터전이기를 꿈꾸고 있다.


※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5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5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5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2017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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