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은 나의 사춘기 얘기에 관심이 엄청 많다. 아마 내가 6년의 사춘기생활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딸을 키우고 있지만, 아이들의 사춘기는 너무 무섭고 어렵다.
사실 부모로서 바라보면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많이 들지만, 아이일 때를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나는 사춘기가 중학교입학과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계속이었고, 20살이 지나고도 사실상 부모님과의 관계의 있어서는 나아지지 않았다. 어쩌면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계속 사춘기였을지도 모른다.
사춘기를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2차 성징이 형성되면서 신체가 크게 변화하고 그로 인해 본인들조차 혼란스러워지면서 짜증이 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뇌 발달의 영향으로 자아가 형성되면서 자신만의 생각과 판단을 하려 든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충분히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이런 것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올 때 우리는 참을 수가 없어질 것이다. 나는 40세가 훌쩍 넘어가서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돌이켜 생각해볼 때가 많다. 그때 내가 왜 이렇게 부모님과의 사이가 좋지 않았을까..? 우리 집은 크게 문제가 없는 집이었다. 아버지는 사람들한테 인정받는 사람이었고, 경제적으로 힘든 적도 한 번도 없었다.(물론 내가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리고 어머니하고 아버지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거나, 부부싸움을 한적도 크게 없다. 내가 기억했을 때 한 2~3번 정도 되려나? 그것도 아버지가 책을 너무 많이 사 오시거나, 책을 정리하지 않고 거실 식탁으로 계속 들고 나오시는 일로 싸운 거 같다. 사람들이 봤을 때 우리는 화목한 집안이라고 생각했고, 다들 그렇게 말했던 거 같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나로 인해 문제가 가장 많았던 집안이다. 어렸을 때도 우리 어머니가 "너만 잘하면 우리 집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말씀하시곤 했으니까 말이다.
이제야 말을 하는 거지만.. 나는 외로웠다. 우리 어머니는 일을 하시지 않으셨지만, 대외적으로 바쁘셨고, 아버지는 집안의 일보다 아버지의 일을 우선시하는 분이셨다. 내가 필요했던 순간에 우리 부모님은 다 바쁘셨고, 말을 하려고 해도, 말을 해도 나의 고민 따위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어린아이가 하는 공상 같은 거라고 생각하셨고, 그런 생각할 시간에 책을 한자 더 보고 숙제를 하라고 하셨다. 결국 이런 문제들이 나의 마음속에서 폭발했고, 중학교에 올라 친구들과 붙어있으면서 위로를 얻고, 힘을 얻고, 친구가 최고라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집에서는 점점 더 멀어졌다.
더 이상 부모님은 나에 편이 아니었고, 나는 부모님과 싸워서 이겨야 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의 얘기에 귀 기울여주지 않았기에 생긴 일들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두 분 다 똑똑하고 주관적이고 냉철하고 이성적인 분들이라 내가 하는 고민이나 말들에 있어서 감정적인 터치가 없고 지금으로 치면 굉장히 "T"적인 말씀들을 해주시곤 했다. 그때도 지금도 그런 말을 듣고 싶었던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딸에게는 이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결국 사춘기는 집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부모님이 나에게 힘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아는 순간 아이들은 갈 곳이 없어 헤매기 시작한다. 나를 이해해 주는 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나의 상황, 내가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주고, 같이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근데 참 이기적이었던 건... 그 상황은 아이만 안다는 것이다. 부모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필요할 때 부모가 옆에 있다는 안정감인 것이다. 어떤 타이밍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 옆에 항시 붙어있고 아이들의 말에 언제나 경청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면 사춘기가 오더라도 잠잠하게 흘러지나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