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의성은 Jul 04. 2024

FC 바르셀로나의 홈, 캄프 누

함께 이룬 신랑의 버킷리스트



축구 그중에서도 해외 축구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다 알만한 그 팀, FC 바르셀로나.

스페인 라리가의 명문 클럽이다.



바르셀로나에 올 때 신랑이 가장 기대했던 곳은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프 누였다. 어렸을 때 축구 선출이었던 신랑에게 FC 바르셀로나 그리고 메시는 꿈의 구단이자 빛이었다. 캄프 누에 가서 경기를 보고, 유니폼을 사고 그 분위기를 온전히 느끼는 것은 신랑의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그 버킷리스트를 달성하고자 여행 셋째 날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출발과 동시에 신랑의 얼굴은 이미 상기되어 있었고, 발걸음도 유독 가벼워 보였다. 가보자. 그대의 버킷리스트를 이루러!


기분 좋게 화창했던 캄프 누 가는 길


우리는 메트로 3호선을 타고 Palau Reial역에서 내려 500m 정도 걸었다. 우리의 기분처럼 날씨는 화창했고, 슬며시 불어오는 바람마저 설렜다. 멀리서도 왠지 빛이 나는 것 같은 느낌. 그가 꿈에 그렸던 캄프 누다.


학생들이 견학도 오는 캄프 누


사실 한국에서부터 신랑은 캄프 누에서 펼쳐지는 FC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현재 캄프 누 경기장 내부는 공사 중이어서 홈경기는 다른 경기장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아쉽지만 우리는 뮤지엄 투어 티켓만 미리 예매해 갔다.



예비 신혼부부를 위한 TIP.

내년 시즌 일부까지 캄프 누 공사가 진행된다고 해요. 대신 FC 바르셀로나의 발자취랑 리오넬 메시의 스토리, 여러 가지 게임 등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어요.


https://www.fcbarcelona.com/en/tickets/camp-nou-experience


저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베이직 티켓을 구매했어요. 작년보다 올해 더욱 많은 종류의 티켓이 생겼어요. 원하시는 티켓으로 미리 준비해 가세요.



GOAT 리오넬 메시의 어린 시절


뮤지엄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FC 바르셀로나의 역사가 담긴 스토리를 볼 수 있다. 연도별 유니폼, 축구공, 축구화 그리고 그 당시 선수들의 정보까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살펴보다가 모르는 것들을 신랑한테 물어봤는데, 신랑은 왜 이것을 다 알고 있는가. 어느 시즌에 누가 있었으며, 어떠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다 알고 있었다. 신랑이 나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서 말과 걸음이 빨라지고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니 나 또한 신이 났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FC 바르셀로나는 유럽 축구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 2회, 전관왕을 달성한 클럽이다. 라리가 리그의 초대 우승을 차지한 이래 2번째로 많은 우승을 기록했다.


역대 선수 유니폼



GOAT(Greatest Of All Time)라고 불리는 리오넬 메시, 화려한 퍼포먼스의 호나우지뉴, 캄프 누의 기적이라고 불렸던 네이마르, 사비, 수아레스 등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선수들이 FC 바르셀로나를 거쳐갔다.



뮤지엄 안쪽으로 들어가면 기대하고 또 기대했던 리오넬 메시 전시 구역이 나온다.

이름만 들어도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리오넬 메시. 현재 어떠한 신인 선수들이 몰려와도 전성기의 메시를 이길 자가 있을까. 축구계의 1인자라는 수식어를 정당하게 붙일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메시의 유니폼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넘쳐났다. 우리도 조용히 줄을 서서 기다렸다. 메시의 기운을 받으며 사진 수 십장을 남겼다. 스페인 내전 등 역사적 풍파와 혼돈 속에서 커 온 FC 바르셀로나는 지역 팬들의 팀 충성도가 높다. FC 바르셀로나에게 메시란, 라리가 최다 득점왕, 챔피언스 리그 최다 득점왕, 발롱도르 최다 수상자를 넘어 팬들의 꿈, 용기, 자신감이 되지 않았을까.



우리 같은 해외 팬들에게도 말이다.



메시존을 지나면 커다란 미디어아트존이 나온다. 360도로 설계된 스크린에서 FC 바르셀로나의 응원가, 경기 모습, 선수단이 소개된다. 마치 경기장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면서 도파민이 분비되었다. 이 설렘을 가지고 경기장 안까지 들어가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직까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우먼스 유니폼에 가비 등번호를 새겼다


이제 유니폼을 사러 가자.

스토어 점원은 우리가 한국인인 걸 알고는 서툴지만 귀엽게 한국어로 인사를 했다. 서울 강남에 가봤고, 한국인 친구가 있다고 하니 왠지 내적 친밀감이 느껴졌다. 타국에서 들린 한국어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우리는 점원의 안내에 따라 사이즈 두 벌씩을 골라 입어봤다. 라인이 들어간 걸 원했던 나는 우먼스 유니폼으로 골랐고, 신랑은 유니폼과 여름에 입을 티셔츠를 구입했다. 둘 다 등번호는 6번 가비를 새겼다.



예비 신혼부부를 위한 TIP.

점원분들이 굉장히 친절했어요. 사이즈를 고민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고요. 한국분들이 많이 오는지 간단한 한국어를 하는 점원분도 있고요. 유니폼을 먼저 고르고 지하에서 결제하고 등번호 마킹까지 해주는 시스템이에요. 마킹은 10~20분 정도 걸렸습니다. 유니폼, 축구공, 평소에 입을 수 있는 티셔츠 등 아주 다양한 상품들이 있는데 매장이 정말 넓어요.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필수로 들리셔야 해요.



결제를 하고 마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가우디 투어를 함께 했던 신혼부부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 이 부부도 신랑분이 FC 바르셀로나를 좋아해서 들렸다고 했다. 오지랖 넓은 우리 부부는 반가운 마음에 유니폼 사이즈, 재고, 위치까지 알려줬다. 남은 신혼여행 행복하게 즐기라고 서로 덕담을 건네고 헤어졌다.



See you soon.

화창한 날씨 속에 행복했던 캄프 누 투어.


축구에는 치열한 낭만이 있다. 그 낭만을 우리 부부는 함께 하고 있다.

주말이면 K리그 직관을 다니고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유로 경기까지 보는 우리에게 캄프 누는 또 하나의 낭만이었다. 축구를 배웠고 프로 선수를 꿈꿨던 신랑도, 축구를 보게 된 지 4년밖에 안된 나도 우리 팀이 이기든 지든 열렬히 응원하는 낭만이 있다.

유럽의 축구는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팬들이 많고 색깔이 분명하며, 문화를 넘어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부부에게도 축구란, 일상 속 당연한 한 부분이다. 축구의 화려함, 응원 속 열정, 승리를 향한 간절함 이 모든 것이 축구를 넘어 인생에도 해당되지 않을까. 치열한 하루하루를 우리는 뜨겁게 살았고 목표에 대해 간절했다. 누구나 긴장감, 박진감 넘치는 인생이지만 낭만은 잃지 않기를.


낭만의 캄프 누.

신랑의 버킷리스트를 함께 이룰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다음에는 FC 바르셀로나 대 레알마드리드 경기인 엘 클라시코를 꼭 보러 가자.



이전 04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