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죽을 순 없어 버킷리스트 다 해봐야 해
짧은 인생 쥐뿔도 없는 게 스쳐가네 파노라마처럼
- 파노라마
아는 얼굴 다 모였네 여기에
한 공간에 다 있는 게 신기해
모르는 사람이 계속 우는데 누군지 기억이 안 나 미안해
종종 상상했던 내 장례식엔 축하와 환호성 또 박수갈채가 있는 파티가 됐으면 했네
왜냐면 난 천국에 있기 때문에
- 장례희망
죽음에 대해서 이처럼 자유롭고 편안하게 이야기 한 노래가 있을까?
작곡, 작사 능력 모두 특출한 싱어송라이터 이찬혁의 노래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죽음을 상상해 본 적이 있지 않은가. 나 역시 생과 사, 사후 세계, 죽음의 의미 등을 종종 생각해보곤 한다. 숨이 끊기는 순간 정말 내가 살아온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한 번에 보일까, 죽으면 어떤 곳으로 가게 될까,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던 하늘나라가 있을까, 나의 장례식은 어떻게 치러질 것이며 누가 찾아와서 슬퍼할까 그리고 나는 이곳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내 머릿속 죽음에 대한 수많은 질문은 단 하나로 귀결된다.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만 고민해 왔는데,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니.
삶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해 왔던 날들이 무색할 정도로 죽음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 죽음이라는 선 앞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있으면 좋을까 생각해 보니, 그저 평안했으면 좋겠다. 불안함에 기죽지 않고, 슬픔에 적셔지지 않은 모습이었으면 한다. '장례희망'의 가사처럼 죽음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나와 나를 사랑하는 이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이 적잖은 바람이 이뤄지려면 잘 살아야 한다. 더 좋은 죽음을 위해 더 좋은 삶을 만들어야 한다. 삶에서 만든 명함이 천국으로 가는 티켓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내 인생을 성실하고 바르게 꾸려 나가며, 사랑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도장이 찍힌 명함을 만들고 싶다. 죽는 날 이 명함을 뿌리며 나 멋지게 살았다고 자랑하고 싶다.
그렇게 저 높은 하늘나라에서 잘난 척 좀 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이 세상으로 또 내려올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이 삶이 끝나도 다시 태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현생에서의 기억은 다 지워지겠지만 새로운 사람으로 또 태어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은 여전하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왔던 것처럼 사람에게는 4번의 생이 있다는 말을 믿는다. 각각 씨를 뿌리는 생, 물을 주는 생, 수확하는 생 그리고 그 씨를 쓰는 생이다. 지금 내 생이 몇 번째 생인지는 모르지만 처음인척 처음처럼 산다. 인생 2회 차여도 인생 1회 차처럼.
이번 생에서 만난 모든 인연을 아끼며, 내가 선택한 모든 일에 책임을 다하며 나의 삶에 짠, 건배를 든다.
잘 먹고 잘 살자! 잘 살고 잘 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