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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한 번 보자

by 성은


내 삶은 ‘다음에’ 투성이다.

다음에 한 번 보자

다음에 밥 한 번 먹자

다음에는 꼭 해야지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이것은 다음이 없으면 지키지 못할 약속이다. 시간이 없거나 인연이 끊기거나 할 의지가 없거나 등등 수많은 이유가 ‘다음에’라는 약속을 무디게 만든다. 인사치레 혹은 습관처럼 나오는 말이어도 가볍게 여기기에는 아쉬운 말이다. 희망, 사랑, 다짐, 목표까지 삶의 방향을 담을 수 있는 세 글자이기 때문이다.


난 어쩌면 계속 ‘다음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도 모른다. 달라질 것은 ‘다음에’라는 말에 실천을 붙일 것이다. 소중한 사람을 꼭 만나고, 밥을 꼭 함께 먹고, 마음먹은 것은 꼭 하고, 고쳐야 할 것은 꼭 고치기로 한다. ‘안 됨, 안 함’을 합리화하지 않는다.


‘다음에’라는 말로 후회가 남지 않길 바란다. 세상에 존재하는 동안 진심을 다해 살아갈 것, 진심을 다해 사람을 만나고 사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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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