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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성은 Nov 14. 2015

다들 저마다의 '무엇'이 있다.

스물여덟 번째 걸음. 잊지 마 잃지 마 너 자신을.




병원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엊그제 빗소리가 들리더니

길가에는 단풍비가 내렸다.


환경 미화원 아저씨가 쉼 없이

단풍비를 쓸어 담고 계셨다.

자루에 가득 그것이 엉켜있다.


잠깐 발걸음을 멈추었다.

쓸려 담겨가는 낙엽에게서

나를 보았다.


너무도 곱게 차려 입었는데

고작 가는 곳이 자루 속이구나.


각자의 빛깔을 뽐내지 못하고

엉켜져 버린 자루 속이구나.


다들 저마다의 '무엇'이 있다.


풍기는 향기가 있고

울리는 소리가 있으며

형용할 수 없는 빛깔이 있다.


우리는 그 '무엇'을 숨기고

자루 속에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쩌면,

또 한 번의 가을을 살아내려면

그 '무엇'을 숨겨야만 하는 건지도.






청춘 says.



노래를 잘하는 사람, 춤을 좋아하는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

남들보다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 집중력이 남다른 사람, 웬만해서는 긴장하지 않는 사람.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도 감정이 생기는 사람, 불어오는 바람 소리에도 귀기울이는 사람.

.

.

.

다들 저마다의 '무엇'이 있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 못하는 것

그것들이 한 데 모여 '무엇'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무엇'을 잊은 채 잃은 채

사회라는 자루 속에 들어가 있는 건 아닌지.



잊지 마세요.
잃지 마세요.

당신 자신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가장 고운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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