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걸음. 어른 아이, 아이 어른
잠자는 시간이 너무도 아까운 요즘.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된다.'라는 말을 맹신하며
뭐라도 해야 된다는 강박 관념이 생긴 요즘.
친구들과 술 한 잔 할 때면 미래에 대한 두근거림보다
'그때가 좋았었지.'하며 옛 추억들을 안주 삼는 요즘.
'학생~'이라는 말보다 '아가씨~'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는 요즘.
난 어른이 된 걸까?
그 무엇보다도,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것이 더 많아진 요즘.
'정말' 어른이 된 걸까?
내가 부족하기에 잠 잘 시간 아껴가며 노력해야 하는 거고,
내가 불안하기에 오늘 조금이라고 더 걸어야 하는 거고,
내가 사는 지금이 벅차기에 옛 추억에 잠기는 거고,
내가 성숙해졌기에 '학생~'이라는 말을 들을 수 없게 된 거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값으로 해야 하는 것들을 치러야 하는 거고.
이 모든 것이 의문 없이 몸으로 마음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순간,
'정말' 어른이 된 거겠지.
너무 무겁지 않은, 너무 가볍지도 않은 '어른'이라는 굴레가 씌워지길.
'어른 아이', '아이 어른'
나도 내 자신을 26살 어른 아이라고 소개할 때가 있다.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버린.
그런 존재.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자신의 삶에서 잘 농익었을 때
그때 '어른'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지는 것 같다.
어른인 듯 어른 아닌 어른 같은
아이인 듯 아이 아닌 아이 같은
우리 청춘에게,
너무 무겁지 않은, 너무 가볍지도 않은 '어른'이라는 굴레가 씌워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