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마스
버스에서 이동하는 동안 읽을 책을 찾아보다가 정신질환과 페미니즘을 모두 다룬 것이 흥미로워서 골랐다.
의학의 발전 과정에서 연구자가 아닌 '연구 대상'으로만 다루어졌던 상페트리에르 병원의 여자들이 등장한다.
여성들은 정신질환자로 몰려 상페트리에르 병원에 갇힐까 봐 두려움에 떨면서 병원 밖에서도 억압된 삶을 살아간다.
고전을 읽다가 중간에 읽은 책이다 보니 묘사나 표현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고전에서 잘 다루지 않는 주제를 조명해서 좋았다.
책 자체는 정신질환보다 페미니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나는 정신질환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한낮의 우울>에서도 읽었는데, 정신질환을 치료할 때 병식이 없는 환자들을 위한 강제 입원이라는 절차는 늘 윤리적 쟁점이 된다.
억지로 입원을 시켜야 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것은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바깥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격리하기 위한 것인지, '정상'과 '이상'의 경계는 무엇인지.
본문
여자들에게 강제한 이러한 장애물들로 미루어보건대, 아마도 남자들은 여자들을 업신여긴다기보다 오히려 두려워하는 것 같다.
분명 어떤 책도, 어떤 교리도 절대적인 진리를 담고 있다 주장할 수는 없다. 그저 해석하려는 시도와 그 해석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 선택만 있을 뿐이다. 인간은 구체적인 사실을 필요로 하는 법이니까.
검사실에서 만나는 두 사람은 더 이상 평등하지 않다. 의사는 환자가 처한 상태를 판정하고, 환자는 의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 의사에게 자신의 경력이 달려 있다면, 환자에게는 삶이 달려 있다.
의사와 환자의 역학 관계에 남성과 여성의 역학 관계가 더해져서, 상페트리에르 병원의 환자들은 검사실에서 절대적인 약자가 된다.
더 아래로, 최대한 깊은 곳으로 떨어져야 한다면 그럴 것이다. 그래야 더 힘차게 일어나 계속 나아갈 수 있다면 기꺼이 떨어지리라.
무언가에 대한 강력한 믿음은 편견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