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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하 SEONGHA Aug 24. 2024

진해에서의 밤

중대장 훈련병의 일기

'시작하며'


진해해군교육사령부에서 승선근무예비역, 3주간의 군사교육을 수료했습니다.


승선근무예비역, 선원이라면 보내야 하는 해군으로써의 3주간의 훈련입니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군생활에서, 자아를 잃고 힘들어했지만은, 이겨냈습니다.


그 훈련병은 글쓰기를 좋아해서요. 글을 씁니다.


이 글은, 3주간의 시간 속에서 슬럼프를 겪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일련의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져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지난, 3주간 저는 메모장을 들고 다니며, 시간이 날 때마다 느낀 감정을 적고, 그 감정을 밤이 되면 정리하고, 주말에는 '브런치 스토리'에 발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글들을 모아서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첫 주에는 잃지 않기 위해서 썼고요. 둘째 주에는 잃어서 썼고요. 마지막 주에는 다시 찾기 위해서 썼습니다.


중대장 훈련병이었고요. 상도 받았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첫 주간의 일기, 잃지 않기 위해서"


첫 주간의 일기는, 훈련소에 들어가며 본래의 모습을 잃고 싶지 않았기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에 대해서 써내려 갔습니다. 그래서 , 일기보다는 경험에 대한 회상에 가까운 거 같습니다.

쉼표의 의미를 아시나요?

글에서, 악보에서 우리는 쉼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멋있는 노래를 부르고, 심금을 울리는 웅변을 하는 사람들은 이 쉼표를 잘 지킵니다.
여백, 공백의 미, 그림도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 특히 수묵화에서 여백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 같습니다.
물론, 쉼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쉼표는, 잠시 숨을 쉬어 가라는 거예요. 여백을 누리고, 한 층 더 여유롭게
다음을 준비하면서 휴식합니다.

우리 삶에서도
쉼표를, 여백을 잘 지켜서 아름답고도 풍성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August. 20. 2024
‘일몰’
행복에 겨운 하루를 보내고, 숙소로, 집으로 가는 길
저는 반드시 하늘을 보며 노을이 걸려있는지 잃어버린 동전을 찾듯이 유심히 살핍니다.

구름에 가린 날, 일몰을 놓친 날, 비 오는 날   
아쉬움을 느낄 때도 많지만, 또 다른 날, 기대하며 하늘을 살핍니다.  

일몰마다 하늘에 노을 걸려 있더라도 ”지금처럼 노을을 소중히 바라볼 수 있을까 “ 생각하며, 오늘의 노을을 더 애틋하게 바라봅니다.  

지치는 항해 중 본 노을, 가족여행 중 함께 본 노을, 외로움을 삭이며 본 노을, 친구와 함께 내려본  노을  그 수많은 노을들을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그 붉은빛은 따뜻한 온기로 나를 위로하였기에, 그런 따뜻한 존재를 매일 찾고 애정을 느낍니다.

August. 21. 2024
‘노을‘

노을이 소중한 것이 가치가 희소성에 비례한다는 경제 상식으로 이해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름의 반박을 위해, 어릴 적 동생과 나눠먹은 초코쿠기, 더 맛있음을 떠올려 보았지만요.

초코쿠기 두 개는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이젠 한 박스를 먹어도 행복할 수 없음을 알아버린,  나에게  

노을은 끝내 낭만을 기억하게 하고, 저에게 낭만으로 남았습니다.

August. 22. 2024
‘소망’

이런 저는 ’ 일몰의 노을로 기억되기‘를 소망합니다.

누군가에겐 낭만으로 남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감히, 그 경지를, 누군가의 감동이 되고 싶기에,
‘필력으로’ ’ 열정으로‘ ’ 정직함으로‘ ’ 친절함으로 따뜻한 온기로 남기를 소망합니다.

잠깐 빛나는 ‘별똥별’로 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별똥별은 지나가는 것. 사라지는 것.

매일 지는 노을처럼, 누군가는 우연을 계기로
발견할 수 있도록, 매일 지기를 소망합니다.

어느 누군가는 나처럼 노을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매일 하늘을 바라볼 테니
그가 볼 수 있도록, 제가 노을이 되겠습니다.
볼 수 있도록, 매일을 더뎌도 조금씩 추구합니다.

누군가의 노을이 됩니다.

August. 22. 2024

노을이 가르쳐준 생각을 남김

가족 여행 중 제주도


‘비밀이 될 이야기’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을 아낄 필요를 요즘 느낍니다.

좋다. 좋은 거. 좋은 사람으로 규정한 것들 중 실망시키는 존재 때문이고 하고요.
또, 너무 좋은 거를 발견할 때, 금방 ‘사랑해’라는 표현을 붙이게 되는 것도 이유입니다.

좋아한다는 말이 가벼웠나, 돌아봤지만 가볍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돌아보니 사랑인가 생각이 듭니다. 소중합니다.

그런 오류를 점검할 필요를 느낍니다.

그래서, 제 안에서는, 곧 대규모 애정 명칭 변경 공사가 일어나려 합니다.

사랑하는 거, 좋아하는 거, 그냥 그런 거, 싫어하는 거

한 단계씩 격하하려 합니다.  지금의 사랑으로 오래전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없어져서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울 거 전여 없는 거 잘 알아요. 애정이 그런 거죠.

August. 22. 2024
‘사랑을 위한 용기’ 그리고 ‘자존심’

사랑은 쟁취하는 거라는, 용기 있는 자만이 사랑할 수 있는 거라 하는 이가 있습니다.

쉽게 동의하지만, 용기 없이 사랑은 어려운 것인가. 지난 연애를 돌아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달콤하기에 너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사랑할 거 같으면 행복하고, 또 반대로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 그런 걸 생각해 보면요.

상대를 통제할 수 없으면, 고통을 느끼는 약함이 사랑을 힘들게 합니다.

사랑을 위한 용기는 어쩌면 통제할 수 없음을,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정직하게 나를 상대와 공유하는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나를 거절당해도, 자존심 부리지 않는 당당한 나를 찾고자

오늘도 고심을 합니다.

August. 22. 2024


훈련소 주말, 글을 남길 수 있던 이유

훈련소 주말, 휴대폰 사용을 허가받습니다. 50분 남짓한 시간은 저에게 자유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저는 이 시간을 활용해 글쓰기를 선택했습니다.


가족에게 연락을 남길 시간도 없이 꽉꽉 채워 글을 씁니다.

‘노을, 생활관 야전등’

훈련소에서 보내는 6번째 밤입니다. 중대장을 하고 있고요. 140명, 4개의 소대, 하나의 중대를 이끄는 역할입니다.

간부 훈련병에 지원해서 더욱 내 시간이 없고, 피곤하지만 지금처럼 일과가 끝나고
모두가 잠든 23시 16분.

나의 시야를 밝혀주는 존재가 야간등입니다.

이 작은 노을은 원래 야간 당직자를 위한 것이지만요. 고된 훈련이 끝나고 개인시간 마저 부족한 저에게, 잠시 정신을 회복할 기회를 줍니다.

‘중대장 훈련병’은요. 별거는 아니고요. 대표로 목소리 내는 역할입니다. 이걸 하는 이유는,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한 책임감, 아쉬움도 있겠지만은,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는 과거의 전투적인 용기를 상기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준비를 할 거고요. 용기도 있습니다.

저의 노을이, 오늘도 온기로 보듬어 주내요.

남은 2주도 무사히 수료하기를 고대합니다.

August. 23. 2024
‘기억’

작은 마음이지만 좋았던 사람을 기억합니다. 2년 전, 부산 남포동 바리스타 사장님의 핸드드롭 커피를 받을 때,

커피의 고소한 향과 잰틀 한 바리스타의 매너, 미소, 잔잔한 재즈

왠지, 저의 부산을 생각하면요. 그 15분 남짓한 순간이 먼저 떠올라요. 부산을 그리워하게 만들어요.

비슷한 카페가 집 앞에도 있어요. 커피 향이 좋아서 매일 오전 테이크 아웃을 했어요.

휴일이 없는 카페라, 제 일상에 포함된 그 공간은 말이죠. 약간은 시끌벅적한 듯 동내 주민들이 모여서, 낯선 이에게 인사와 안부를 물어요.

웃기는 말이 될지 모르지만요.

그 카페에서 봤던 손님들과 남포동 바리스타를 다시 보고 싶네요.

그때 기분이 되게 해 줄까요?

그런데 또 한편, 다시 그곳으로 가기가 무서워요. 기억과 다를까 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요.

소중한 기억에는, 그런 두려움도 있네요.

August. 23. 2024

슬슬 힘에 벅차나 봅니다. 잃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버티네요.


‘술, 겨울’

”인생이라는 드라마에 술을 빼면 너무 서운하지 않나? “라고 생각하던 스물의 초반이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엄청난 애주가였던 시절이 있네요.

담배와 위스키를 매일 마시고, 눈을 맞으며 산책을 하는 날이 문득 떠오릅니다.

러시아 영화에서 본듯한 알루미늄 수통 150ml에 값싼 블렌디드 위스키, 그리고 담배 한 대.
한 손으로 담배를 꼬나물고는, 외롭게 눈길을 쪼개 나아갔어요. 그런 겨울이 그립기도 합니다.

“건조한 들숨과 뿌연 날숨이 설렘이 날 고조시켜요.”
“그때의 알딸딸함과 피부의 냉기가 선명하네요”

외롭고 쓸쓸한 술이었어요.
그런 술도 왠지 그립네요.

August. 23. 2024
‘술, 여름’

대학교 4학년, 동아리의 선후배와 한 여름, 바닷가 민박집을 빌렸어요. 직접 만든 수육, 삼겹살 구이, 치킨, 족발 그리고 대선 대꼬리 7병.

왜 인지 편안하게 꽐라가 되고, 우리만의 노래를 크게 부르며 가장 뜨거운 밤을 보냈어요.

‘서핑가 3’를 부르며
사람을 느껴요. 존재를 느껴요. 사랑을 느껴요.

제 후배님은 이런 글을 쓰면 “우웩” 하면서 꼭 리액션을 해줘요. 그치만요. 대체 가능한 단어를 아직 모르겠네요.

바닷바람의 짠내, 소주의 뜨거운 온기,
더위에 적응한 몸이 추위를 느끼는, 여름의 밤

젊음의 날이었어요. 술은 이렇게 먹어야 한다고 느껴요.

그래서, 술을 자주 안 마시게 되었어요. 또 이런 기회를 위해서 아껴두고 싶어요.

August. 23. 2024
‘술, 낮선이‘

대학교 학생 시절이에요. 개강 날 첫 수업을 들으려 갔죠. 경재학 수업이었는 데, 교수님은 첫 수업부터 조별과제를 하사하시네요.

과분한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고 나름의 조를 꾸려서 회의를 했어요. 학교 앞 카페였네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낯선 이와 저녁식사를 함께하게 되었어요. 처음 보는 그 분과 삼겹살과 소주를 한 잔 했네요.

낯을 가리는 사이였지만, 술과 함께한 낯선 이 가 편해졌어요. ‘이심전심’인지 우리는 금방 친해지고, 벚꽃과 바다를 함께 산책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낭만적인 바다야경이었어요. 그 바다를 곱씹어봤습니다. 그 바다를 다시 볼 순 없겠네요. 그런 바다였어요.

하지만, 술로 시작된 인연이라선지, 얼마 못 가서 다시 술로 인해서 낯선 이로 돌아갔습니다.
그리움과 아픔으로 남은 바다입니다.

술로 시작한 인연은, 어렵습니다.

August. 23. 2024
‘술, 사랑’

연인은 서로를 알아가고 교집합을 만들어 갑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을 전하기도 하고 말 못 할 과거를 전하기도 해요.

술은 말이죠. 이런 교감을 도와주는 윤활유가 되기도 해요. 하지만 술은 말이죠. 기름이라 불이 붙기도 하네요.

그래서, 술은 사랑을 깊게 만들어요.
그래서, 술은 사랑을 식게 만들어요.

본래의 모습이라 앞당겨진 시간일 수도, 오해일지도 모르지만은요.

조금은 천천히 알아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아요.

술은 즐거울 때 마시려 합니다.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는 충만할 때에 그 술의 뜨거운 특성을 이용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아껴서
술을 마시려 합니다.

August. 23. 2024
‘술, 음식’

평소 스테이크를 자주 먹습니다. 돈이 많아서는 아니고요. 전 군것질을 안 좋아해요. 그래서 한 끼 제대로 먹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자주 스테이크를 먹어요.

그런 저는 스테이크 요리사예요. 3년 차 요리사님의 스테이크 중에서, 감탄하며 먹었던 식사가 있어요.

드라이한 레드와인과 먹은 스테이크

음식과 술을 곁들이는 걸 페어링이라고 한데요. 잘 몰랐어요. 그저 고기를 먹다가 마침 목이 마르고, 술을 먹고 싶은 기분이어서, 언젠가 먹을 레드와인을 땄습니다.

감격적인 맛이었어요. 그 순간의 식감과 미각이 지금도 생생해요. 기름지고 떫으며 달콤하고 쫄깃함.

좋은 술을, 보관하기 시작했어요.

August. 23. 2024

술을 좋아하진 않지만, 술 생각이 났어요.

술을 마시고 싶은 건 아니고요. 술에 관한 추억을 상기해 보아요.


우악 벌써 끝났네요. 시간이 참 빠르게 가네요.
6 밤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 필 승!

August. 23. 2024
대학시절 선후배 동기들과 함께



첫 주가 지나갔습니다.  많이 힘들어했지만, 그래도 버티는 듯합니다. 아직은 괜찮은가 보네요.


"2주 차 쓴 일기, 잃었기 때문에"


오늘로 훈련소 11일 차입니다.

전투수영, 야전교육, 행군 등 정말 힘들고 지치는 한 주였던 만큼 시간이 훌쩍 지나갔어요.

오늘은 금요일,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감기로 머리가 아파서인지, 소대장님이 너무 나를 함부로 대해서 인지, 중대원들이 말을 안 들어서 인지. 조그마한 일에 화를 터트려 버렸어요.


‘소대원을 크게 혼내는 일‘
쏟아낸 나쁜 말로 열은 좀 식힌 듯 하지만, 이내 마음에 상처가 되어서 아픕니다. 크게 낙담하였을 3소대 훈련병을 보니 힘드네요.

사실은 그를 나무랄 생각은 없었습니다. 정숙을 유지시키라는 소대장의 명령과 나무라기엔 애매한 소음의 유발자들 그리고 감기 몸살이 참을 수 없던 것이지. 모자를 던지며 놀았던 그 훈련병이. 나에게 모진 말을 들을 만한 잘못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닙니다. 야교대에서의 일이었습니다.

06시 5분 전. 점호 준비를 했었습니다.
전날 유격을 하였기 때문에 중대원 모두 잠이 부족하고 체력이 다하였습니다. 피곤을 이기고 간신히 서 행렬을 이룬 소대장 훈련병들은 신속히 인원파악을 하였죠. 그런데, 140명 중 한 명이 없어요. 기어코 6시를 넘겨서 도착한 그 때문에 우리는 크게 혼나었고. 같은 날 저녁 같은 일이 있었어요.  


“당신 한 사람 때문에 나머지 중대원들이 피로를 이기며 힘들게 차렷 자세로 기다립니다. 그럼에도 혼을 납니다. 정신 좀 차리세요!!"


허겁지겁 뛰어가는 그의 뒤통수에 이 말을 쏘아붙이며 말했었죠. 그다음 날부터 그 사람은 늦는 일이 없었지만요. 어쩌면 상처받았을 그에게.

그때는 말이 심했다고, 그때는 애민 했다고, 실은 우리 잘해보자고 하려 한 말이었다고, 이해를 간청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 저였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정당한 거 같고, 내가 옳은 거 같아서 그리고 이 노고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에 심술이 납니다. 공과 사를 분리하여, 감정을 정리하는 것이 나의 스타일이지만. 이제는 저도 지친 듯합니다.

“난 생각보다 나약하고 사악한가 보다 “ 할 뿐이죠.

August. 30. 2024
“지침”
전 딜레마에 빠집니다.
중대장 훈련병. 맡은 역할을 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잘하자니 저의 가치관과 부딪히는 상황이 많아요. 전 여유를 사랑합니다. 마음 급한 사람에게, 여유를 권하고 조금 쉬라고 하는 느린 삶을 추구합니다.

하나, 이곳에서는 기능이 아름다움을 앞선다고 평가돼요. 맛보다는 영양소이고. 질보다는 양이고. 끈끈한 우정보다는 상명하복이 중요한 듯합니다. 그것이 선한 가치

위군현신 군인정신. 나의 가치 실현보다는 국가의 방위를, 나아가서 군력증강을 위한 지금의 존재이지만요.

그럴수록, 나의 내면은 썩어 문 들어갑니다. 그래서 지쳐만 가네요.

August. 30. 2024
“다행인 점”
지치고 쳐지지만, 다행인 점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좋은 책이 많이 있어요. 첫 주에 비해, 책을 읽을 시간도 점점 늘어나서 마침 훈련소에서 처음 읽기 시작한 ‘산산조각’이라는 책을 어제 다 읽었어요.

‘산산조각‘은 정호승 시인님께서 쓰신 우화소설로 바람, 새, 종, 걸레, 행주 등을 의인화하여 이야기를 해요. 그들의 삶을 통해서, 인내와 받아들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 주시네요.

글 중에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은 것이고,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가면”된다는 말이 좋습니다. 지금의 제가 산산조각 난 거 같거든요.

인내와 미덕으로 끝내 살아남은 아라가야의 아라연꽃 이야기가 좋습니다.

‘힘들어도 버티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 날 위로합니다.

August. 31. 2024
두 번 째로, 읽기 시작한 책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
사실 지금의 글은 이 책을 읽으며 한 회고에서 기원합니다.
그 물음은,

“도덕은 도덕적인가”입니다.
난 그러한가? 스스로에게 물어요.

“개인의 도덕성은 가치 있고 중요한 잣대이지만, 적절한 장치와 시스템은 인간 행동을 통제하기보다는 과한 죄책감과 쓸데없는 도덕적 양심을 발동하지 않게 해 준다”는 저자의 의견이 물음입니다.

동감입니다. 전적으로!
중대장 훈련병, 직책 뒤에 숨어서 도덕과 죄책감을 버린 적도 있기에.

하나, 나의 죄책감은 이미 나를 고통스럽게 하기 시작합니다.
나를 격려해 주며, 중대장 훈련병이면 당연해야 할 일이라고 하는 이는 고생한다며 격려하지만은요. 중대장 훈련병은 앞으로도 스스로와 싸우는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동감이지만은, 공감은 아네요.

August. 31. 2024
“결론”

그래서 결론은 뭐냐면요. 저의 스타일로 돌아가는 겁니다.

“아름다움은 그 기능에서 온다”라고 믿기 때문에 역할을 소홀이 하지 않으면서도, 꾹꾹 담아둔 미안한 마음을 뒤에서 전하면서, 인내하고 견디려고요.

이길 수 있을 겁니다.

바쁘고 어려운 지금이지만, 정신까지 위태롭지는 않아요.
본질은 관성을 앞선다는 것을 이 기간 동안 증명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숨지 않는 것이 나의 철학

남은 2주간,
나를 잃지 않고 버티고 싶습니다.

August. 31. 2024
“지금 우리가 아픔을 겪고 있다면, 다가올 행복을 예견해도 좋을 것이다.”

“영원한 불행이나 영원한 고통은 없다. 영원한 어둠도 없다. 행복과 편안함, 열기와 빛이 지금은 잠시 결여된 순간일 뿐임을 기억하자.”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

다음 주 금요일이면 훈련소 수료식이다. 이미 전역복을 지급받았고 신분은 예비군이지만, 남은 일주일을 보내야만 한다. 힘들고 바쁠 때보다 시간이 쉽게 가지 않습니다. 짧은 군생활 3주, 물론 전시에는 임무를 수행해야 함을 약속하며 얻은 자유이지만은. 대한 남아라면 누구나 수행하는 국방의 의무이기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훈련소 기간은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그에 대해서, 나름 타당한 이유 또한 있습니다.

처음 훈련소에 왔을 때는 참 불만이 많았습니다. 우리의 직업은 엄연히 ‘해기사’이지. 군인이 아니다. 전시에 동원되어 임무를 수행하지만, 군에 대한 이해와 훈련이 필요한가 싶습니다.

제4군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위한 필요충분조건 한 존재들.
총기를 다루고 적을 살해하고 동료를 지키는 마음가짐을 주입받을 때는 “교육과정이 잘못된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선원의 본질을 가진 우리가 군에 반감을 가지는 것은 어찌 당연하다. 교육이라도 전시에 어디로 소집되는지 어떤 물자를 옮기고 누구의 지시를 받는지 교육하는 것이 맞는 거 아닌가는 생각이네.

그런 상황이기에, ‘우리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인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저만해도, 국적에 얼매이지 않는 자유를 구추 하기 위해 해기사의 길을 걷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를 올매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네요.

그런 양상에서 당연 갈려가는 존재는 우리 간부 훈련병들입니다.
양극단의 이해관계를 앎으로, 군관계자와 교육생 사이의 완충제 역할을 하는 우리입니다.

그렇기에, 고통스럽고 어쩜 미움도 받을 것입니다.
나도 저들 속에서 “편안함을 추구하며, 적당한 시간을 보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하며. 중대장 훈련병을 후회한 일도 있었지만요.

인내의 미덕을 상기하며 버팁니다.

인내와 기다림으로, 어느덧 수료까지 5일 남았네요.

누구보다 수고했다고 자신하기에,
“지금 우리가 아픔을 겪고 있다면 다가올 행복을 예견해도 좋을 것”이란 글귀가, 나를 무척이나 위로하네요.

제가 책을 사랑하는 이유예요. 어찌 이뻐하지 않겠는가.
저는 다가올 행복을 예견합니다.

무사히, 수료한 것을 자축하며 집으로 돌아가 푹 쉬고 맛있는 음식을 가족들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거예요.


September. 01. 2024


저 먼발치 항구가 보인다. 상륙을 준비하자!
실습 중 Los Angeles 입항 전날



상당히 힘든 한 주를 보낸 듯 하지만은, 위기를 버티는 모습입니다. 한 주만에 박살 나 버리는 정신력이 약한 듯 보이면서도, 또 책을 통해서 마음을 다잡는 모습이 귀엽네요.


잘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3주 차, 다시 찾기 위해서"


훈련소 13일 차, 토요일

오한과 투통을 느껴, 코로나 신속항원 검사를 하였습니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뜻밖의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를 시작합니다.


단체생활을 하던 중이라, 그때 당시에는 두려움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다행인 점은 훈련소 기간 친해진 '김한성'이라는 친구와 같이 격리하며, 심심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라며 글이 시작하네요.


지금 생각해 보면, 3일 격리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스스로가 부끄럽습니다.

(현재는 군사교육을 수료한 후 집에 있다.)

<격리 1일 차>

한성이와 같이 격리하여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매 순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혼자 격리했다면 심심했을 텐데 다행이다. 그와 나는 같은 회사이기는 하나, 훈련소에서 처음 만난 사이이다.

입사교육 때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이곳에서 만나 처음 이야기를 해보고 우리는 곧장 친해졌다.

중대장 직책은 1소대 소대장에게 잠시 맡겨두고 '3일간'의 격리가 시작되었다. 대체로 조용하고 소외된 생활이었지만, 나는 이 고요한 느낌이 좋습니다.

September. 01. 2024
<격리 2일 차, 일요일 저녁>

체력측정 달리기 평가를 대비하여 저녁 시간, 연병장을 산책할 시간이 주어졌다. 평소 산책을 즐기는 나는 한성이와 어느덧 선선한 가을의 밤을 달리며 '승선을 하며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이 삶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승선 전 남은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함께 고민하였다.

지금의 나의 고민거리, 어쩌면 해양대를 졸업한 모두의 고민일지 모르겠으나. 고등학교, 입시, 대학교, 취업을 막힘없이 이루어낸 우리에게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처음 묻습니다.

막연한 '해기사'라는 직업을 쫒아서 지금이 순간에 도달하고, 이제는 미뤄둔 고민이 현실이 된 순간인 듯하네요.


우리는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달 아래 자유를 만끽했어요.
나와 같은 나이, 같은 MBTI인 그이기에 서로의 고민과 선망을 나누다 보니, 스스로를 더 또렷이 볼 수 있었네요.

September. 02. 2024
<격리 3일 차 새벽, 월요일>

덤프트럭 같던 훈련소 생활에 휴게소 같은 찰나의 여유시간을 가지다 보니, 승선 전 남은 9월 할 달을 무엇으로 채울지 생각이 깊어져, 잠을 지새운다. (9월 말 승선 예정)

밤을 새운 고민의 끝은 결론이 있다기보다는 추상적이지만, 하고 싶은 일들로 가득하네요.


'승선 전 계획'

우선, 군사교육을 수료하고 일주일 정도 혼자 여행을 다녀올 것이다. 혼자 유럽을 여행한 생활관 동기의 추천이기도 하고 혼자 일본 여행을 다녀온 대학 동기의 추천이 있었기에 늘 염두에 둔 혼자만의 여행이다.
나주, 여수, 섬진강, 아라연꽃 테마파크, 통영을 거쳐서 최종 목적지인 부산에 6일 차 숙박 후 돌아올 거예요. 혼자서 떠나는 첫 여행이지만, 책과 운동화를 챙겨 발길 가는 데로 떠날 겁니다.

나와 떠나는 첫 여행이라, 외로울까. 걱정되기도 하지만은 평소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에 설렘이 벌써 앞서네요. 저도 양원근 작가님처럼, 여행을 하며 책을 읽고 '헤르만 허세'처럼 여행을 하며 글을 쓰려고 해요.

여행을 끝내고, 가족들과 하루종일 시간을 보낼 겁니다. 졸업 후 지난 시간 동안 집에만 있었지만, 가족들과 온종일 시간을 보낸 것은 '가족여행'이후 없었던 이유예요.

그리고, '낭만'을 찾아볼까 합니다. 방법은?

송재은 작가님의 글을 빌려봅니다.

"낭비라는 말은 어쩐지 낭만처럼 들리는 구석이 있어서, 저는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낭만과 깊게 관계한다고 생각합니다."

늘 '낭만'이라는 말을 자주 뱉는 스스로이지만, 처음으로 깊이 낭만에 대해서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어요.
다음에 하기로 한 것들을 오늘 하는 강인함을 상기하며, 지나가던 말들 가령, "꼭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나중에 밥 한 끼 해요" "선생님 꼭 뵈려 갈게요" 등 나도 모르게 미뤄둔 약속들 속에 그것이 있진 않을까? 생각하며 찾아보려 해요.

낭비라는 말은 저에게도 낭만처럼 들려요. 사랑하는 것을 위하여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는 것.

언젠가로 미뤄둔 약속들을 실천하여 사랑하는 것들을 힘껏, 껴안는 것.

남은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 아깝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생각해요.

05시 12분
어느덧 선선해진 가을 날씨가 저를 몹시 설레게 하네요.

아침 일출을 바라보며, 해가 뜨기 전 새벽 공기를 마지막으로 힘껏 마십니다.
어느덧 선선해진 밤 날씨, 이른 낙엽 그리고 아직은 무더운 낮시간.
그 흘린 나의 피부, 그리고 새벽의 설렘 가득한 공기를 느끼면서요.


September. 03. 2024

새벽 감성에 쓴 시...

'여름 낙엽'

여름을 인내한 숲은
온기를 충만히 받았다

일찍 그 흘린 낙엽은
모체를 떠난다.

낙엽은 가을을 기다린다
(하지만, 가을은 아직 수줍다.)

새벽을 깨운 일출이
홀로 따스하여,

그는 마지막 새벽 공기를
가득히 들이쉰다.

설렘으로 채웠다
나도 그렇다.
<격리 4일 차, 해제>
코로나 격리가 끝난다.
충분한 사색과 휴식을 취한 나의 몸상태는 최고로 좋다.

일찍 일어나 중대장 완장을 되찾아, 다시 중대를 이끈다.

푹 쉬어 컨디션이 좋은 만큼
이 기운을 전하기 위해, 아침 정렬은 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하루의 시작을 알렸다.

20살, '죽음 2' 베르나르베르베르, 소설에 "영혼이 머무르고 싶게 만들려면, 육체를 잘 보살펴야 한다"를 좋아하여 켈리그라피를 한 나는

4년 후, 지금 다시 한번 그 타당함을 확인했어요.
건강해진 신체로부터, 맑아진 정신을 찬미합니다.

September, 03, 2024


"수료식 2일 전, 오전"


코로나 격리가 끝나고, 오히려 충분한 회복을 마치고 나서, 3주간의 시간이 '무의미한 시간'이 될 것이라 억측 한 스스로가 부끄럽습니다.


일기를 쓰고,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무의미하다고 치부하기에는 얻은 것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격리를 했던 3일을 계기로, 전보다 나은 스스로가 되었음을 느낍니다.

'가르침'

오늘은 '한국해운협회' 이사님이 오셔서 특강 하였다. 높으신 분이 새벽 열차를 타고 젊은 해기사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다. 큰 기대 없이 들었지만요.

큰 가르침을 주셨어요.

형식적인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선배님과 우리의 대화가 시작되었어요. 동기들은 선원의 복지에 대한 현황, 앞으로의 해운협회의 정책이 궁금한 듯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게 궁금했어요.

September, 03, 2024


"지금의 자리에 계신 당신이 궁금합니다. 당신의 원동력은 무엇이었고,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무슨 마음으로 이겨내셨으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뜻밖의 질문을 받은 듯한 그분은 잠시 고민하시더니, 저의 이름을 물어보셨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주인의식', '욕심', '멘토', 벤치마킹'

심플한 키워드였지만, 결코 가벼운 단어는 아니었어요.


하나하나를 전부 기억하지는 못한 저 스스로가 부끄럽지만, 바쁘게 메모했던 글귀가 남아있네요.

"지금은 승선근무예비역 주성하에 최선을 다하고, 내일은 3 기사 주성하로 최선을 하면 된다.
나는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는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이철중 한국해운협회 상무이사-


저에게 위로이자, 귀감이었어요.

그 순간 짧은 만남으로 3주라는 시간은 아까운 시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 말을 꼽십었어요. 그러다, 문득 생각이 정리되었습니다.

아끼는 위인 '시몬 페레스'의 말을 빌립니다.

(시몬 페레스는 이스라엘의 건국 아버지이자, 제9대 대통령이었다.)


"이룬 것보다 이루고 싶은 것이 많다면, 아직 젊은것이다."

이룬 것보다 이루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은 젊은 날의 나여. 아직 가보지 못했고, 갈 길이 멀기에 두렵고 낙담되지만,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함을 알면서도 과거와 미래의 문을 닫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젊은 나여.

위대한 선배들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 또다시 다짐합니다.

September, 04, 2024
실습 기관사 주성하 명패



<수료까지 2일 남은 날, 오후>

우리는 '동기의 시간'을 가졌어요.
명분이 있다면 큰 목소리를 가지는 저는요. 사실 내향적이에요.

엄격하고 무서운 교관들은 잠시나마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지게 해 줬어요.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면서, 각자의 장기를 꺼내는 시간이었어요.

당연, 무대 위로 초대받을 것을 짐작했습니다. 서둘려 노트를 꺼낸 다음에, 소감을 적었어요.

"휴~ 다행입니다. (농담으로 시작할 생각이었다) 소감을 물어불 줄 알아서 이렇게 미리 준비해 놨습니다.
훈련을 받으면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우리는 수료까지 두 번의 밤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사고 없이 이 순간까지 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합니다.
훈련을 수료한 다음 이제는 군인이 아닌 해기사로서 삶을 살아갈 우리를 응원합니다."라고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노래를 시키셨어요...

김광진의 편지를 부르려 했는데, 기각되고
이무진의 신호등을 불렸고 다행히 반응은 좋았다.

끼 많은 동기들은 싸이의 노래를 부르면서 분위기를 띄우는데 그런 점이 너무나 부럽다. 노래한곡 하고 먼발치에서 즐거운 시간을 관람하면서 훈련소가 끝남을 실감되네요.

신나는 노래 연습해야겠다...

September, 04, 2024
<수료식>
우리 '27 생활관'의 아침 인사가 있습니다.
N일 후에 삼겹살 먹는 날! 그렇게 1주 차부터 버텼습니다.

그날이 오늘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글을 쓰는 9월 6일, 점심 저녁을 모두 삼겹살로 먹었네요.

저는 남몰래 일찍 일어났어요. 마지막 책, <운동의 뇌과학>을 끝까지 읽고 싶어서였죠.
성공적으로 독서를 끝내고, 면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퇴실준비를 하면서 바쁜 아침을 보내고, 수료식 연습을 합니다.

사실, 자랑할 일이 있어요. 훈련소 수석으로 끝내서 단장님께 상을 받았습니다.

체력, 필기시험, 우수. 만발사격하여 상 받았아요. 너무 뿌듯하네요.
무의미하다고 시작한 군생활이라 더 길게 느꼈던 거 같아요.

늘 생각하지만, 항상 저는 오만하기 그지없네요.

사실, 순간들을 곱씹어 보면요. 너무 길었던 시간이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니, 짧게 지나간 과거네요.

자아를 잃고 힘들어했지만은, 뭐가 그렇게 고민이 많고 힘들었을까요. 단체 생활이 처음도 아니지만, 군대는 또 다르다고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어렵게 이겨냈습니다.

첫 주에는 잃지 않기 위해서 썼고요. 둘째 주에는 잃어서 썼고요. 마지막 주에는 다시 찾기 위해서 썼습니다.

너무 많은 걸 가져온 해군 3주간 감사했습니다.

또 다른 두려운 일을 이겨낼 양분을, 이 추억을 글로 남겨봅니다.

September. 06. 2024
훈련소 수석으로 수료하여 받은 상


'마지막 이야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발행’을 하면서 당신의 존재를 느껴요.

개인적인 공간이 되지 않도록, 지금의 부족한 글감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eptember. 07. 2024


중간의 사진들은 군생활을 하면서 생각했던 풍경이나, 시점이에요.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떠난다면 글로 남길게요. 그럼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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