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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성호 Apr 16. 2020

세월호와 한국교회

우리가 예배하고 마음을 쏟은 대상에 대한 회개

1.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가 우리가 누구인지를 설명합니다. You are What you love.


미국 칼빈대학교의 철학교수인 제임스 스미스는 그의 책, You are what you love에서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성을 사랑과 예배라는 키워드로 설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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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당신이 좋아하는 것에 의해 설명되는 존재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당신은 당신이 예배하는 것에 의해서 형성되는 존재입니다”라는 말과 그 의미가 같습니다. 위대한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 (Martin Luther)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무엇에 집착하든 무엇을 형성하든 그것이 정말로 당신의 하나님입니다.” 당신이 당신이 예배하는 존재에 의해서 설명이 된다는 것은 당신의 존재가 당신이 사랑하는 것에 의해서 설명된다는 말과 같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예배하는 그 존재에 의해서 설명이 됩니다. 우리가 보았듯이, 그것은 당신이 예배하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 아닙니다. 당신이 예배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래서 John Calvin은 인간의 마음을 “우상을 만드는 공장”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무한한 존재를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존재를 예배할 수 없습니다. -제임스 스미스, You are What You Love. Kindle Location 419.


제임스 스미스는 어거스틴과 루터를 인용하여서, 사람의 존재를 사람이 마음 쓰고 사랑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그가 가진 돈이나 물질이나 사회적 지위나 성공에 의해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장 사랑하고 마음 쏟는 것에 의해서 규정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 대상이 우리가 예배하는 대상이며 우리의 하나님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설명은 돈, 정치권력, 사회적 성공 등이 한 사람의 우상이 되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2. 세월호 참사 앞에서의 한국교회


6년 전, 세월호에서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한국교회의 일부 지도자들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돌보는 일보다 다른 것들에 더 관심을 쏟았습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발언을 하듯이 교회의 지도자들이 유가족들에게 정부를 비난하지 말고 정부를 지원하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세월호 사건을 하나님의 뜻과 연결시켜 해석하기도 했고, 유가족들의 행동을 정치적 의도가 있는 행동으로 간주하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교회 지도자가 유가족들과 희생자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일부의 발언들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와 같은 말들이 교회의 이름으로 공표되었을 때, 한국 사회의 대중들이 한국교회가 상처 입은 사람들보다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명확한 근거 없이 비극적인 사건을 하나님의 뜻에 연결시킴으로써 상처 입은 자들의 고통에 대해서 무심하고 비정한 한국교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노출했습니다.


3. 하나님보다 우리가 더 마음 쓴 대상에 대한 회개


제임스 스미스가 말한 것처럼, 궁극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마음을 쓰고 사랑하는 존재를 예배합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어떤 종교를 가지든 가지지 않든, 결국 우리의 종교는 우리가 가장 사랑하고 마음을 쏟는 그 대상에 의해서 결정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이 세상에서 고통받고 상처 입은 자들을 향하고 있는데, 우리의 마음이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서 움직인다면, 우리가 예배하는 대상이 하나님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세월호 사건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준 말과 행동에 대해서 사죄하는 것이고,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마음을 쓰고 사랑한 대상에 대해서 회개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죄가 오직 한국교회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도 분명하지만,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우리의 죄에 대한 참회와 회개이기 때문에 그것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날, 그 바다에서 수많은 생명이 떠나가던 그날, 한국교회는 어디에 마음이 향하고 있었을까요? 상처 입은 자들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세상에서 높아진 것들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았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쓰고 사랑하는 것이 바로 우리이며, 우리의 하나님이며, 우리의 우상입니다.


그날, 그 바다에서 우리가 가장 마음 쓰는 것들이 온 세상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버렸습니다.



In order to appreciate the spiritual significance of such cultural practices, let’s call these sorts of formative, love-shaping rituals “liturgies.” It’s a bit of an old, churchy word, but I want to both revive and expand it because it crystallizes a final aspect of this model of the human person: to say “you are what you love” is synonymous with saying “you are what you worship.” The great Reformer Martin Luther once said, “Whatever your heart clings to and confides in, that is really your god.” We become what we worship because what we worship is what we love. As we’ve seen, it’s not a question of whether you worship but what you worship—which is why John Calvin refers to the human heart as an “idol factory.” We can’t not worship because we can’t not love something as ultimate. - James Smith, You are What You Love, Kindle Location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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