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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성호 Jul 12. 2022

비전의 사람, 바울처럼

“도망가는 사공처럼 살 것인가? 구원을 전하는 바울처럼 살 것인가”


사도행전 27장 27절 -38절
27 열나흘째 되는 날 밤에 우리가 아드리아 바다에서 이리저리 쫓겨가다가 자정쯤 되어 사공들이 어느 육지에 가까워지는 줄을 짐작하고 28 물을 재어 보니 스무 길이 되고 조금 가다가 다시 재니 열다섯 길이라 29 암초에 걸릴까 하여 고물로 닻 넷을 내리고 날이 새기를 고대하니라 30 사공들이 도망하고자 하여 이물에서 닻을 내리는 체하고 거룻배를 바다에 내려놓거늘 31 바울이 백부장과 군인들에게 이르되 이 사람들이 배에 있지 아니하면 너희가 구원을 얻지 못하리라 하니 32 이에 군인들이 거룻줄을 끊어 떼어 버리니라 33 날이 새어 가매 바울이 여러 사람에게 음식 먹기를 권하여 이르되 너희가 기다리고 기다리며 먹지 못하고 주린 지가 오늘까지 열나흘인즉 34 음식 먹기를 권하노니 이것이 너희의 구원을 위하는 것이요 너희 중 머리카락 하나도 잃을 자가 없으리라 하고 35 떡을 가져다가 모든 사람 앞에서 하나님께 축사하고 떼어 먹기를 시작하매 36 그들도 다 안심하고 받아 먹으니 37 배에 있는 우리의 수는 전부 이백칠십육 명이더라 38 배부르게 먹고 밀을 바다에 버려 배를 가볍게 하였더니

 

오늘 우리가 읽은 사도행전 27장은 로마로 이송되는 바울을 태운 배가 밤에 아드리아 바다에서 이리저리 물길과 바람을 따라 움직이다가 암초에 걸려 난파될 위험에 처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위기의 순간에 매우 다른 두 부류의 사람이 나옵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은 위기의 순간에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공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배를 움직이는 기술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숱한 풍랑과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한 배를 탄 사람들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위기의 순간에 사람들을 속이고 도망갈 생각만 했습니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이 바로 바울입니다. 객관적인 상황으로만 보면 이 위기의 순간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사공들이지 바울이 아닙니다. 바울에게는 사공들이 가진 향해술이나 바다에 대한 남다른 경험이 있지 않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서 한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이 바울에게는 전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바울의 신분이 로마로 이송되는 죄수였기 때문에 바울에게 특별히 기대할 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배가 좌초할 위험에 빠졌을 때 사람들을 도운 사람은 바울이었습니다. 기술과 경험을 가진 사공들이 절대적으로 더 도움이 될 것 같은 상황에서 죄수 바울이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사공들이 가진 기술과 경험이 없음에도 사도 바울이 한 배를 탄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바울은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붙잡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비전의 사람이 된다는 것은 현재의 나를 바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신앙공동체가 아닌, 일반 사회에서도  비전이 있다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자기의 문제를 조금 더 긍정적이고 도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미래를 어떻게 볼 것인가 내 앞에 내 앞길과 내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형성된 사람이 비전의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비전의 사람이 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비전의 사람과 구분됩니다. 예수님께서 구원하여 하나님께 온전히 받아들여져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관점이 생깁니다.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리스도 안에 새로운 존재로 하나님께 받아들여진 사람이기 때문에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고유한 관점이 생깁니다. 이 관점을 지닌 사람이 그리스도인다운 비전이 형성된 사람입니다. 


자신의 삶의 문제를 바라보고 자신의 삶 가운데 베풀어주신 구원의 은혜를 바라보며, 자신이 받은 구원을 타인에게 전하기 위한 관점으로 자신의 인생과 공동체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신앙 공동체가 말하는 비전의 사람입니다.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존재로 하나님께 받아들여진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 그 이전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관점이 생깁니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뜻대로 나를 위해 죽으시고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를 새로운 존재로 받아들이신 놀라운 구원의 은혜를 알고 있기에 그 구원의 은혜에 의지하여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신앙의 공동체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바울이 비전의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했던 부끄러운 과거에 갇혀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과거 자기의 모습에 의해서 고통스러워하며 스스로 자기 연민에 빠져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형성된 자신의 관점으로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고 그 비전대로 살아간 사람입니다. 


비전의 사람 바울은 비전을 허공에 날려 버리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삶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천하고 사람들을 어떻게 인도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져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31 바울이 백부장과 군인들에게 이르되 이 사람들이 배에 있지 아니하면 너희가 구원을 얻지 못하리라 하니 34 음식 먹기를 권하노니 이것이 너희의 구원을 위하는 것이요 너희 중 머리카락 하나도 잃을 자가 없으리라 하고 


사공들은 일반적인 관점에서도 비전의 사람이 아니며 하나님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들을 구하려는 어떤 마음도 내비치지 않은 비참한 죄인들일 뿐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와는 전혀 무관한 자신만의 욕심이나 생존을 위해서만 움직였습니다. 그들의 관점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한 배를 탄 사람들에 대한 어떤 책임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사랑이 없다면 누구도 비전의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이기적인 마음은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가장 죄악 된 마음입니다.  



바울이 비전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 사람인 것처럼 우리도 비전의 사람으로서 그 복음의 빛 말씀이 우리 안에서 들어와 우리를 변화시키는 그 빛에 의해서 우리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우리의 미래를 새롭게 바라보며 매일 매 순간 자신이 서 있는 삶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원합니다. 기술과 경험이 있으나 타인에게 구원을 전하지 못하는 사공들처럼 사는 인생이 아니라 배로 이송되는 죄인의 신분이지만 낙망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말씀의 빛에 의해 자신의 삶과 타인과 공동체를 바라보고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비전의 사람이 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원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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