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열한백구 Dec 05. 2019

I like English

나는 영어를 좋아해요

라고 말하면

절반은 어이없어하고

절반은 '피식' 거리며 비웃는다.

'그 실력으로 영어를 좋아한다고 말하다니'

라는 머릿속 생각이 눈에 보이는 듯 하지만

I don't care~


#

내가 영어(외국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공부할 때마다 새롭다.

어제 외웠던 단어임에도 오늘 보면 새롭고,

새로 익혔던 표현도

어딘가 낯익어 "친구야"를 외치지만

 "처음 뵙겠습니다."와 같은 응대로

어색해져 버리는 그런 무한 신선함이 좋다.

(돌대가리는 아닙니다...ㅜㅜ)

익숙해짐과 지겨움을 구분 지을 새도 없이

흥미를 쉬이 잃어버리는 것에 비해

매번 신선한 자극을 주니 아니 좋을 수 없다.


외국어의 가치는 안정적이다.

급변의 시대에 살다 보니

현재의 투자하고 있는 노력의 가치가

미래의 보상과 비례한다고 볼 수 없는데

외국어는 그나마 그 가치를 잘 유지해 주는 것 같다.

유행어와 신조어를 업데이트하지 않더라도

의사소통이라는 본질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

외국생활 한번 해보지 않고도 영어를 참 잘하던 A가 있었다.

각종 영어시험에 높은 점수를 유지했고, 회화도 막힘없던

A의 영어실력이 부럽기는 했지만,

타고난 어학능력이라고 A와 나를 구분 지었다.

A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지도, 물어보지도 않았다.


"형 저 일본어 공부 시작했어요"  

오랜만에 만난 A가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 열심히 해"

의미 없고 형식적인 격려를 했다.


6개월 후

A는 일본어 능력시험 최고등급을 받았다.

일본어를 한 번도 공부한 적이 없다던  A는

독학으로 일본어 최고등급을 받았고,

일본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현재는 현지인으로부터 오사카 출신으로 오해를 받을 정도의 일본어를 구사한다.


"너는 정말 어학능력을 타고났구나?"

라는 나의 칭찬에

A는 했다.

"형님 저 하루에 18시간씩 일본어만 공부했어요"

"하루에 연필 3자루씩 써요"

"두꺼운 연습장이틀이면 다 써요"


A는 어학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18시간씩 6개월을 붙들고 있을 수 있는

끈기와 노력이 그의 재능이었다.

하루 한 시간씩 주 5일을 공부하고

영어가 늘지 않는다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럼 영어도 그렇게 공부했니?"

"네"


하루 종일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이 부럽다.

마음을  굳게 먹고 10시간 정도를 따라 해 보았으나,

머글의 육체로는 불가능한 도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책을 펼친다.

급하게 영어점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니

편하게 마음먹고 하루 1시간씩 꾸준히 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다.

'십 년쯤 꾸준하게 해 보지 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