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께 장기를 배웠다.
한쪽 날개(차. 포. 상. 마)를 다 빼고
겨루어도 매번 졌다.
쓰기 힘든 '상'을 빼고 '차'를 더 가지고
싶다고 칭얼거린 적도 있었다.
장기짝이 많으면 분명 유리하지만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지는 못한다.
이것을 30년이 지나고 40이 다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세상은 공평하지 못한 장기와 같다.
나보다 더 좋은 장기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불공평하다고 칭얼거려도
아빠처럼 한수 물러주지도,
차포 떼고 나와 붙어주지도 않는다.
계속 칭얼거리고만 있기에는 판이 많이 남아있다.
장기짝을 늘리는 것에만 집중했던
30대를 정리하고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잘 사용할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때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