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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Aug 25. 2019

신부님, 저도 중독인가요?

홍성민 신부님의 Book consert에 다녀오다.

5년 전 중독전문가 과정을 이수했고,

지금은 한국중독전문가협회의 전문가 자격을 가지고 있다.

과정은 부산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진행되었다.

정신건강 요원은 서울성모병원에서 했었는데, 이상하게 가톨릭과 인연이 지속되고 있다.

홍성민 신부님과는 중독전문가 과정에 인연을 맺었다.

나는 수강생이었고, 신부님은 슈퍼바이저로서 교육을 주관하셨다.


나의 종교는 개신교이다. 매주 교회를 나가지는 않지만,

뼛속까지 예수쟁이랄까. 개신교에서는 중독을 죄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중독자를 아우르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흰옷을 입고 시궁창을 지나며 옷에 똥물이 튈까 조심스러워하는 느낌이라고

하면 되겠다.


중독을 공부하다 보면 중독자들과 함께하는 많은 신부님들, 수녀님들을 볼 수 있다.

한 뿌리에서 시작된 종교임에도 같은 대상에 대해

이렇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궁금함이 생겼다.

그러던 중 홍성민 신부님이 책을 한 권 내셨다. '신부님, 저도 중독인가요?'라는 책으로

가톨릭 관련 잡지에 연재했던 칼럼을 묶은 책이라고 했다.  천천히 읽을 려고 했는데 북콘서트를 연다는 공지를 받고,  급하게 책을 펼치게 되었다.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쓰신 글이라

읽기 쉽고, 이해하기 좋았다.

한 권을 다 읽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중독은 신성한 질병이란 주제로 첫 번째 장이 시작된다.

중독으로 인해 삶의 문제를 깨닫고, 인정하고, 회복하는 삶을 살기에 성스러운 질병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중독은 나를 잃어버린 것이고, 회복은 나를 다시 찾는 것이라고,

그래서 '어떻게 끊어야 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맞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중독은 쉽고 빠르게 효과를 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데

끊고자 하는 사람 또한 쉽고 빠르게 효과를 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신부님은 책을 통해 말했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번째는  '끊기 힘들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중독을 정의할 때 남용과 오용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신부님은 이 남용과 오용을 본인의 말로 쉽게 정의를 하셨다.

사용은 목적과 방법에 맞게 사용하는 것,

남용은 목적은 맞는데 방법이 잘못된 것,

오용은 목적과 방이 잘못된 것

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것을 개인 삶에 대입시켰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어떤 것(물질, 시간, 돈 등)이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돌이켜 보게 되었다.


개신교와 가톨릭의 중독자를 대하는 방식의 차이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에 대해

신부님께 질문을 하려고 준비를 했으나.

그 답이  책에 나와 있었다.

교회는 완전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완벽한 공동체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 앞에서 다 같은 죄인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죄인들의 공동체'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죄를 판단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죄인으로서 함께 아파하고, 나아가 서로를 통해 성장하는 공동체입니다.
P201-202

어릴 적 교회에서 거룩한 삶에 대한 설교를 들으면서 컸다.

교인은 비 교인과 구분되어야 한다는 내용인데

어릴 적에는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여졌던 이 내용이

조금만 왜곡되어도 선민사상에 빠져 교인과

 교인을 구분 짓게 만드는

무서운 설교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리고 교회를 떠나게 만들었던 위화감도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되었다. (모든 개신교를 일반화할 생각은 없다.)


최근 스마트폰 중독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부모들이 있다.

그런 부모들에게 전해 주고 싶은 말을 책 안에서 발견하게 되어

함께 나누고 싶다.

스마트폰의 특징은'즉각적'입니다. 원하는 것을 바로 찾고 바로 보여주는 것이
스마트폰의 매력입니다. 여기에 익숙해지다 보면 참고 기다리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우리는 모든 원하는 결과를 빨리, 쉽게 얻고 싶어 합니다.
스마트폰 기술은 그러한 우리를 만족시켜 줍니다.
그러한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내주었던 어른들의 마음 역시 원하는 결과를
좀 더 쉽게 얻고자 했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중략)
아이를 가만히 있게 하려고 스마트 폰을 내주었던 것이라면, 잠시를 참지 못하는
 아이와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요?                                           P76-77

PS 책 맨 뒤에 회복자 수기가 실려있다.

아는 이름이 있어서 깜짝 놀랐고,

수기를 올려주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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