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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Sep 08. 2019

늙다

여러분 중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신가요?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새로운 기수와의 첫 번째 강의 시간이면 위의 질문을 던진다.


"눈이 침침해요."

"공부해도 돌아서면 까먹어요."

"몸이 아프고 나면 회복하는데 오래 걸려요."

자신의 늙음에 대한 다양한 증거들을 제시한다.


요양보호사 자격과정의 수강생은 대부분은 60 ~70년 대생들이다.

법적으로 인정하는 노인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치지만

이미 자신들은 늙었다고 또는 늙어 간다고 이야기한다.


7일간의 기적

EBS 지식채널의 영상을 틀어 줄 때도 있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내용 소개하기도 한다.

1979년 미국에서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의 노인을 모집하는 광고가 게시된다.
7일간의 여행과 추억에 대한 토론을 하면 되고, 소정의 활동비까지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서류심사와 면접, 신체검진을 통해 8명의 노인이 선발되었고, 서있는 것도 힘든 노인들은 버스를
타고 외딴 시골로 가게 된다. 시골의 수도원에서 자유롭게 7일간 생활을 하면 되는데
반드시 지켜야 하는 두 가지 규칙이 있었다.
첫 번째 규칙은 '20년 전의 정치, 사회, 스포츠 등을 현재형으로 이야기하기.'이고
두 번째는 '모든 집안일은 직접 할 것.'이었다.
몸도 가누기 힘든 노인들이기에 집안일에 대한 반발이 있었고 언제든 돌아가라는 주최 측의 반응에 다를 수긍하게 되었다.
서로를 도와가면 집안일을 했고, 매일 저녁에는 모여 앉아 20년 전의 드라마, 영화,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며  현재형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고, 20년 전을 현재로 살아가는 것에 노인들은 적응하기 시작했다.
집안일을 자발적으로 하게 되었고, 계단도 오르내리게 되었다.
일주일 지나고, 주최 측에서는 이 여행이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라는 이름의 실험이었다는 것을 밝혔다.
실험 결과는 매우 놀라웠는데
참가한 8명의 노인 모두 시력, 청력, 기억력, 지능, 악력 등이 신체 나이 50대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토요일마다 끝없는 도전을 외치던 이들이 있었다.

그중 방송 초창기부터 '이 나이에 뭔 짓이야'를 입에 달고 다니며 자신의 부족함을 변명하던 이가 있었다. 

십여 년 지나고, 함께하던 멤버들의 나이가  '나이를 핑계 삼던 당시의 그'를 훌쩍 넘겼음에도 더 나아진 신체능력을 보이는 것과

반대로 여전히 그는 나이 타령을 하고 있었다.(물론 방송 콘셉트이라고 생각한다.)

유느님의 동안과 신체능력은 어쩌면 연예인으로서의 관리를 떠나

매주 외쳤던 구호처럼, 나이를 인식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나이 먹고 어떻게'

'이 나이에 내가 하리'

'나이 먹고 주책이다' 등 나이를 포기의 핑계로 삼는

다양한 말들이 있다.

수강생들에게 말한다.

'어쩌면 나잇값을 계산하는 순간부터 우리의 노화는 시작되는 것 같다.'라고

그리고 붙여 말한다.

'이 자격과정에 참여하신 여러분의 도전이

여러분을 십 년쯤 젊게 만들어 줄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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