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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Sep 17. 2019

고전(古典)을 읽다

자존감 전에 정체성

노벨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

신문기사에서 위의 100대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낯익은 작가도 있었고, 생전 처음 보는 작가도 있었다.

100대 작품 중 내가 읽책은 3권이 전부였다.


며칠 후 웹서핑을 하다가

'노벨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을 검색해 보았다.

한 블로그를 보게 되었는데,

내 또래 이거나, 나보다 어려 보이는 어떤 사람이 위의 100대 작품을 다 읽고,

간단한 감상평까지 남겨 둔 것이 있었다.

'도대체 나이 먹도록 뭘 했나.' 싶은 기분이 들었고

그때부터 고전을 모으고, 읽기 시작했다. (벌써 10년 전.)


여러 가지 이유로(절판되었거나, 한글판이 없다.) 아직까지 100대 작품을 다 읽지 못했다.

여태껏 읽은 100대 작품 중 3분의 2 정도는 재미있게 읽었고, 나머지 3분의 1은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수행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힘들고, 어려웠다.


류 연애소설의 구성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고전이 많이 있다.

복잡한 막장 연애관계를 표현하거나

남녀 간의 사랑, 불륜 등을 소재로 삼고 있다.

다만 똑같은 구성에서도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고전에서는 남다르다.

다양한 인물의 심리묘사가 되어있는 책을 읽고 나면,

'나만 쓰레기가 아니었구나'라는 일종의 위로를 받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는 것은 그 심리묘사가

많은 이의 공감을 얻어낸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니 혼자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빌리자면 '시간의 세례를 받은 책'은 다 이유가 있다.


뉴욕에 홈리스를 위한 인문학 강의가 개설되어 있는데

개설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했다고 한다.

직업교육 등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위기 속에서도

뉴욕시는 끊임없이 홈리스를 위한 인문학 강의를 이어 나갔고

홈리스가 개를 안고 셰익스피어 같은 고전을 읽고 있는 사진들이 찍히기 시작했다.

인문학 강의 이후 홈리스 인구의 변화를 나타내는 통계치는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인문학을 접한 후 그들은 "나를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였다.

고전을 읽으면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말들을 찾게 되었고,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었다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정체성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다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자존감이 높은 것이 좋다.'는 말이 많다.

'자존감 발달에는 무엇 무엇이 좋다.'라는 말도 많다.

자존감. 자아존중감.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

그러나 만약 '내가 사랑해야 할 ''라는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면?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명언도 있지 않은가 '자신을 알라.'라고.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잡기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내가 현재 있는 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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