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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Jun 17. 2019

동기 유발자

동기강화 상담

좋아하는 영어단어 중 Motive. Motivation 이 있다.

‘동기 :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내적인 직접요인의 총칭.’

참 멋진 말이다.

이런 동기가 타인의 영향으로 변화되거나, 강화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동기강화 상담이라는 상담기법이 있다.

다양한 중독에 적용하는 상담기법 중 하나인데,

그 효과가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아주 유용한 모델이다.

나는 이 동기강화 상담기법을 상당히 좋아한다.

나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

즉각적인 변화를 볼 수 없을지라도,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작은 씨앗을 제공하였다는

측면에서 아주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기강화 상담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사람에게는 양가감정이 있는데, 내담자가 표현하는 반대되는 감정 중

긍정적인 것을 상담자가 알아채고 이를 반복적으로 강화하면 된다.

예를 들어 극도로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도 상담을 지속하다 보면

‘공부를 하긴 해야 하는데.’라는 양가감정을 표현하게 되고, 이때 상담자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표현에 강화(칭찬)를 제공한다.

변화를 유도하고자 하는 쪽의 반응을 칭찬을 통해 강화시키고,

더 많은 반응을 유도하고,  또 칭찬하를 반복하다 보면

내담자는 본인의 의지로 긍정적인 변화를 선택하게 된다.    


상담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동기강화 상담은 당연히 어렵다.

내담자와 친밀감도 형성해야 되고,

(친해지지 않으면 양가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그들의 이야기를 여러 가지 경청 기술을 사용하 잘 들어주어야 한다.

말뿐 아니라 행동이나 다른 표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들을 관찰하여

강화를 지속적으로 해주어야 한다.

(능숙한 치료자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가감정을 파악할 수

있고, 그만큼 많은 강화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내담자를 당신이 사랑하거나 아끼는 누군가로 가정한다면,

친밀감은 이미 형성되어 있을 것이고,

관심 있는 대상이니 책에 나오는 경청 기술들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 도 있다.

시간도 제한적이지 않으니 내담자는 결국 양가감정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

내담자의 양가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채지 못했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도 없다.

잘 들어주다 보면 당신이 알아챌 수 있는 반응이 있을 것이고,

그런 반응에 긍정적인 강화 제공하면 된다.

참 쉽다.

(나는 임상에서 동기강화 상담을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지 않다. 환자들과 친밀감을

충분히 쌓은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틈틈이 이 기법을 적용할 뿐이다.)   


임상에서 동기강화 상담을 적용할 때는 내담자의 변화단계를 파악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강화를 제공하게 되는데, 변화단계는 아래와 같이 나누게 된다.


계획 전 단계(전숙 고단계) : 변화 계획이 없는 단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

ex) “담배가 어때서?” 담배 안 피우면 스트레스 어떻게 풀어? “


계획단계(숙고 단계) : 문제를 인식하고, 행위 변화를 위한 생각을 하는 단계

ex)“담배를 끊기는 해야겠는데.”


준비단계 : 구체적으로 실행계획이 잡혀 있는 단계

ex)“1월 1일부터는 담배를 끊겠어.”


행동단계(실행단계) : 변화 계획을 행동하는 단계

ex) 금연 시작


유지단계 : 변화된 행위를 유지하고 있는 단계

ex) 금연유지    


뜬금없이 변화단계 이론을 정리한 이유는 동기강화 상담에서 가장 주의하여할 것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결단을 내담자 스스로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들 : 나는 학교에 가기 싫어!

나 : 학교에 가기 싫은 마음이 있는데 학교에 가기 위해 준비를 했구나?

    (양가적 행동에 대한 칭찬)

아들 : 학교에 가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학생이니까?

나 : 그래 너는 학생이니 학교에 가야 돼.


이 대화에서 동기강화 상담의 주의점을 적용한다면 아들이 직접 결단 내리지 않은 

마지막 말을 내가 먼저 하면 안 된다. 변화의 동기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에게는 한 가지 일에 대한 양가감정이 항상 존재한다.

누군가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질책보다는 칭찬이 효과적이고,

이 칭찬은 반드시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서 찾아야 하고,

그 말이나 행동은 변화를 유도하고자 하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나의 말 한마디로 인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도 있다는 것'

이것이 내가 중독병동에서 간호사를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동기강화 상담을 오랫동안 공부하신 선생님들에게는 허접한 글로

동기강화 상담을 표현한 것에 대해 사죄를 드립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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