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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Oct 11. 2019

'따라꾸미'라는 말을 아세요?

필로폰 중독

'따라꾸미' 라는 말을 아세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교육을 듣던 중 강사님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처음 들어본 말이었다.  

'따라꾸미'란 마약중독자들의 은어로 필로폰 중독자들이 겪게 되는 환각, 환청, 망상을 말한다고 한다.

같은 제목의 책이 있다는 말에 교육이 끝난 후 인터넷으로 검색 후 곧바로 구입했다.


저자인 이재규 님은 약사이고,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에 지부장을 하셨던 분이다.

이 책은 약사인 저자가 마약에 대한 예방교육을 시작으로 마약중독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과정과

필로폰 중독에 대한 편견, 중독자들의  다양한 '따라꾸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심스레 허리를 펴고 본 중독자의 모습은 나의 예상과는 너무나 달랐다. 이빨이 빠지고 얼굴엔 주름이 가득해야 했으며, 드문드문 검버섯이 피어올라 누가 보더라도 저 사람은 중독되었구나 하고 보여야 하건만, 상대방의 얼굴은 너무나 깨끗했고, 다시 보니 잘생기기까지 한 번듯한 청년이었다. (본문 P30)


저자와 필로폰 중독자의 첫 만남에서 저자가 가졌던 필로폰 중독자에 대한 편견은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고 있음을 인정할 것이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알고 있는 마약중독자는 tv나 영화 속 하나의 캐릭터로 약을 하지 않고는 일상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누가 봐도 약에 찌들어 있는 그런 이미지였으니 말이다.



필로폰은 신체적인 금단증상이 미비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히로뽕이라고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이 무서운 이유를 저자는 중독자의 눈빛으로 설명하고 있다. 중독자와 면담 중 첫 잔(처음 필로폰을 접했을 시)의 기억을 이야기하면서 변했던 그들의 눈빛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련한 듯 그리워하는 첫사랑의 여인을 찾는 듯한'.이라고.


행복의 기준과 가치과 바뀌었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마약을 만나기 전에는 그들도 우리들과 같이 일상에서 자신들만의 행복을 느끼고 살았다는 말이 된다. 그 기준이 한 가지로 바뀐 거다. 그 한 가지가 너무 강력한 나머지 이제 다른 일상에서는 행복감을 느낄 수 없는 상태이다.  (본문 P 53)


사람에게는 각각 다른 행복의 기준이 있고, 필로폰을 통해 그 기준 이상으로 최대의 행복감을 맛보게 된다.

필로폰 중독자는 삶이 지옥이라고 한다. 필로폰을 통해 최대의 행복감, 즉 천국을 맛본 후의

일상은 순간순간이 지옥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각각의 행복의 기준처럼, 각각의 '따라꾸미'가 따라온다. 괴물에 쫓기기도 하고, 피해망상이나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하는 부정 망상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

중독자는 '따라꾸미'로 인해 고통스러울 것을 알면서도 필로폰을 찾는다.

더 이상 필로폰 통해 쾌락을 얻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약을 찾게 된다 말이다.

결국 정신병적 증상 피폐해진 삶이 남을 뿐이다.


모든 중독물질(행위중독을 포함한)은 처음에는

물질의 분류에 맞게(중추신경흥분제 or 중추신경 억제제) 흥분이나 다행감을 제공하지만

물질에 내성이 생기고 용량을 늘리다 보면

흥분되거나 억제되었던 신경이 물질이 제한되었을 경우에 정상범위를 벗어나게 되고,

중독자들은 흥분이나 억제가 아닌 정상이 되기 위해 물질(행위)을 찾게 된다.


행복이 삶의 목적이라고 가정할 경우

어떠한 것에 대한 중독으로 행복을 느낀다

그 중독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중독의 끝은 결코 행복이

아니다.

나와 내 주변까지도 파괴해버리는 것, 

것이 중독의 실체인 것이다.


'따라꾸미'의 의학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메스암페타민에 의해 유발된 정신병적 장애 : 조현병과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환청, 환시, 망상, 비논리적 사고, 충동, 공격성, 현실 검증력 장애가 극명하게 나타나며, 필로폰 사용자 10명 중 6명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각각의 '따라꾸미'에 대한 실제 사례가 수록되어있다.


책 표지의 추천사로 이 글을 마무리고자 한다.

중독자가 아니라도,

중독자 가족이 아니라도,

마약퇴치 활동가가 아니라도,

엄중한 인간 내면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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