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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호 Jun 18. 2021

'여행을 마치고돌아온'_Nanjing,China

근데 이제 세계여행을 조금 곁들인


    이제 목적지는 베이징이다. 그런데 양저우에서는 베이징으로 가는 직행 열차는 없다. 왔던 길을 돌아 난징을 다시 거쳐 베이징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일부러 난징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밤 열차를 예약했다.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난징을 조금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난징의 '공자묘'


    난징도 조금 더 둘러보면 좋았을 텐데, 비자기간이 짧게 나온 것이 아쉽다. 안 그래도 넓은 이 중국 땅을 비행기 없이 다니려니, 시간에 쫓겨 이동만을 반복하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중국 여행의 마지막 도시 ‘연길’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해줄 차편이 확실치가 않은 것 또한 쫓기는 느낌을 더하고 있다.


시간에 쫓겨서

    요 며칠 새 생각이 많아지고, 감성이 폭발하면서, 정신건강이 바닥을 쳤다. 따라서 써내는 글들이 영양가 없이 아주 우울하기만 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괜히 기분이 좋았다. 못난 스스로를 조금은 받아들이고 마주 할 힘이 생긴 기분이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스스로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래, 차츰 좋아지려나 보다.

    나의 여행은 순전히 여행만은 아니다. 어쩌면 여행이라는 단어보다 도전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도전이라서 힘든가 보다. 도전엔 항상 장애물이 있고 그에 따라 시련과 고통이 있는 법이니까. 이번 일도 그저 장애물일 뿐일 테다. 그래, 많이 쳐줘서, 쪼끔 높았던, 힘들었던 장애물.


    나는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를 인터뷰하는 습관이 있다. ‘야 너 왜 그러는 거야?’, ‘무슨 생각이야?’하며 스스로에게 말을 건다. 오늘의 인터뷰 결과를 이야기하자면, 인터뷰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냈다. 문제는 이거다. 이 장애물이, 이 힘듦이 성장통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아주 달갑게 이 시련을 마주 할 텐데, 성장통이라는 확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확신이 없으니, 그냥 고통스럽기만 했나 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그래 이건 성장통이야!' 하며 확신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 여행이 끝나고 나면 어찌 됐건 ‘세계여행을 끝내고 돌아온’이라는 타이틀이 내 이름 앞에 붙겠지. 좋게 끝난 건지 나쁘게 끝난 건지는 나중에 따져볼 문제고, 우선 끝냈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남을 테다. 그러니 우선 그것에만 집중해야지. 그저 ‘세계여행을 끝내고 돌아온’이라는 멋진 타이틀을 얻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자.



난징이라는 글자가 문득 예뻐서

    하나씩 차근차근 타이틀을 만들어가는 거다. 보다 얻기 쉬운 타이틀을 정하고, 그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 다음, 지금 마주한 시련들을 성장통으로 여기고 달게 받아들여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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