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사라마구_카인

우리 안의 카인을 찾아

by 성효샘


주제 사라마구 책은 처음이지만, 해냄에서 낸 책이기에 애정을 갖고 읽었다. ^^


주인공인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이고, 숨어 산다.

이곳저곳을 누비면서 ...

도망자이지만, 자유롭고,

거칠지만, 죄에서 벗어나지 못 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는 뜻밖에도 책 속에서 시간 여행을 한다.

구약 속의 여러 사건들의 장소에 그는 나타나

구약의 인물들 그리고 천사들과 함께 한다.


예를 들면,

아브라함이 이삭을 죽이려고 할 때

아브라함의 손을 잡아 내팽개친 게 카인이다.

모세가 이방 신에게 제사지낸 삼천의 사람을 죽일 때도

카인은 곁에서 그걸 지켜보며 괴로워한다.

소돔과 고모라 성이 몰락할 때도,

천사들을 사람들의 손에서 숨긴 게 카인이었다.

카인은 소돔과 고모라의 죄 지은 자들은 그렇다치고,

그들의 아이들에게도 과연 죄가 있었냐고 여호와에게 항변한다.


... 읽으면서 나도 생각해본다. 소돔과 고모라에도 아이들이 있었다면,

과연 그 어린 아이들에게는 무슨 죄가 있었을까, 하고.


하나님은 곧 생명이시고, 무한한 사랑과 평화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이 땅과 인간을 창조한 신의 뜻과는 달리,

이제 지구 곳곳에는 전쟁과 참혹한 아픔이 가득하다.

사람은 사람을 죽이고,

동물은 사람의 손에 죽고,

밀림과 바다는 못쓸 것들로 뒤덮이고 있다.

구약 곳곳을 누비면서 여호와에게 질문을 하는 그의 말은

곧 나의 말이기도 했다.


오래전에 성경을 통독할 때 나도 같은 의문을 품었다.

하나님은 왜 아들을 죽이라는, 말도 안 되는 명령을 아브라함에게 내렸을까.

왜 동생을 죽인 카인을 굳이 꼭 표를 하면서까지 구했을까.

노아와 가족들을 남기고 인류를 물로 전멸시키려 할 때

다음 인류의 잘못에 대해서는 예지하지 않았을까.

왜 꼭 자신의 피조물들이 가진 믿음을 시험해야 하고,

이미 전지전능하면서도 이방신을 질투해야 하는 걸까.

... .같은. 질문들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가 던지는 조롱과 풍자가 내게도 그대로 와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믿음의 근간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다" 임을...


나는 안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카인의 입을 통해 주제 사라마구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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