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열심히 살지 마세요
가끔 원고 작업을 너무 많이 한 날,
글을 쓰느라 나를 너무 많이 소비했구나,
싶어진다.
비누처럼,
종이처럼,
더러워진 공기처럼.
그렇게 소비되었다는 생각에 문득 멍해진다.
서울에 강의하러 가면서 읽고,
강의 끝나고 내려오면서 읽었다.
다 읽고 나니,
강의에서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생각났다.
그래. 내가 미처 하지 못한 한 마디는,
너무 열심히 살지 마세요, 였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열심히 살자,
언제나 성공을 위해 노력하자,
등의 이야기에 아주 어릴 때부터 우리는 소비되고 닳아간다.
나를 돌아보기보다는 남의 평가에 귀 기울이고,
내가 원하는 것과 꿈꾸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타협과 만족으로 나를 소비해버린다.
그러나 그러기에 나는 너무 귀한 존재 아니던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단 하나뿐인
너무나 소중한 존재.
거미가 거미줄을 잘 못 쳤다고 좌절하던가,
개가 짖는 걸 못 한다고 우울해 하던가,
... 오직 인간만이 자신이 한 일을 끝없이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또 후회하면서
과거에 갇힌 채 산다.
이제 과거에서 나와,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가자.
미래는 나의 것이고, 현재도 나의 것이다.
최근에 워드 작업이 너무 많았다.
행사 시즌인 가을을 지나면서 손이 가끔 아프더니, 이제는 병뚜껑을 못 열 정도가 됐다.
그래서 이건 내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말이다.
"너무 열심히 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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