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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효샘 Nov 03. 2017

친절을 강요하는 사회

연탄재만 함부로 차지 말 것이 아니다. 인간의 마음도 함부로 차선 안 된다

기차 앞에 승무원들이 서있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데도 끝없이 웃으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마주 인사하는 이는 없었다. 문득 생각해본다. 우리는 왜 특정인 특정직업에게만 친절을 강요할까.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많은 나라들에서 여행을 해보고 느낀 것이 사람들이 참 잘 웃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에서 처음 보는 이에게도 인사를 했다. 내가 외국에서 만난 이들 모두가 질문도 친절하게 답해주고 잘 웃어주었다. 그러나 특별히 한국보다 서비스가 좋다는 건 못 느꼈다. 그냥 정형화된 정도의 서비스였다. 더도 덜도 아닌 딱 돈 받은 만큼의 서비스. 그래서인지 마음이 불편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돈에 포함된 서비스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게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자리를 양보하거나 임신한 여자를 위해 배려하지 않는다. 물론 모르는 이를 위한 상투적인 미소 따위는 한국인에게는 없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는 이들에겐 극도의 친절을 요구한다. 고객은 막말을 하고 삿대질을 하면서 소리 질러도 그들은 웃어야 하고 친절을 보여야 한다고 믿는다.


왜?


그런 기대가 부당하지는 않은가. 우리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친절한 이였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학교에서 학부모가 하는 막말에도 상처 받지 말고 끝까지 웃어야 한다고 믿는 교사를 보았다. 안타까웠다. 객관적인 진술을 놓고 이야기하라고 딱 그만큼만 하라고 했다. 우리는 인간이다. 서비스 직에서 일하는 이도 그러하다. 그걸 무시하고 넘어서면 불친절은 언젠가 나에게 부메랑으로 다시 돌아온다. 서비스는 딱 서비스만큼 기대하고 인간적인 친절과 매너를 국민 모두가 갖추면 안 되는 건가.


연탄재만 함부로 차지 말 것이 아니다. 

인간의 마음도 함부로 차서는 안 된다.

적어도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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