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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담사로서의 첫걸음

1년간의 여정과 결과물

by 이서명


2024년, 나는 직업상담사라는 새로운 직함과 함께 전혀 다른 길에 들어섰다. 그전에도 교육, 글쓰기, 소통과 관련된 여러 일을 해왔지만, 결국 내 관심은 ‘사람의 정체성을 찾고, 그들의 커리어적 성장을 돕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상담을 통해 누군가의 길을 함께 고민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자격증을 따고, 상담 현장에 뛰어든 지 어느덧 1년. 다양한 내담자들을 만나는 동안, 나는 이 일을 평생 업(業)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이 1년간의 기록과 사례를 정리하던 중, 상담 현장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상황이나 패턴을 발견했다. 기존 이론서에선 다루지 않는 사례들도 꽤 많았고, 사람마다 겪는 고민이 워낙 다채로운 탓에 단순 분류만으론 해결이 어렵다는 점도 새삼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상담 스크립트, 내담자의 반응, 상담 이후의 실천 경과를 빠짐없이 기록해 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만의 상담 모델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 과정을 좀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 먼저 브런치스토리에 **브런치 북 ‘쉬라니, 어떻게?’**를 30편짜리 에세이로 엮었다. 현장에서 겪은 생생한 이야기를 조금 더 문학적인 결로 풀어내고 싶어서였다. 기대 이상으로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 교훈 중심의 두 번째 브런치북(총 20편)도 2월 말부터 3월까지 연재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워크북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단순히 글을 읽고 끝내지 않고, 내담자나 독자가 직접 생각과 계획을 적어보며 실천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던 것이다.


덕분에 요즘은 두 번째 브런치북을 집필하는 동시에, 워크북의 초안을 구상하느라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본 워크북에는 기존 상담 이론과 현장 경험이 결합된, 말 그대로 **‘실질적이고 살아 있는 도구’**를 담을 예정이다. 특히, 내담자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교과서적인 틀에서 벗어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체계를 잡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만, 그만큼 독자들의 상황에 현장감 있게 적용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상반기 안에 워크북 초안을 완성하면, 온라인 카페와 노션을 통해 먼저 시범 적용해 볼 계획이다. 상담 현장에서도 내담자들에게 일부 과제를 제시해 보고, 실제 반응과 효과를 살핀 뒤 수정·보완을 거칠 예정이다. 그렇게 사람들의 진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결과물이 탄생한다면, 직업상담사로서의 나의 새로운 도전이 한층 의미 있어지지 않을까 한다.


결국 내가 바라는 것은, 현재 직업, 일, 커리어라는 키워드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글과 워크북이 작은 나침반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용기를 얻고, 또 누군가는 내담자 사례를 보며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 안도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을 차근차근 블로그와 브런치스토리에 기록해 둘 생각이다. 훗날 뒤돌아봤을 때, 이 작은 시도가 더 많은 사람들을 비추는 길잡이가 되었다고 확신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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