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년 8월의 제주, 20일간의 제주 생활 정리 (2)
육지로 돌아가기 전날 밤 미뤄두었던 사진 정리를 다시 시작하였다. 사진을 바삐 정리하는 분주함 보다 섬을 떠는 마음이 보다 서글프다. 제주를 떠나는 마음이야 늘 한결같으나, 제주에 언제까지고 머물 수만은 없는 일, 다시 적을 둔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 그때의 아쉬운 마음 가득 담아 두 번째 글을 이어간다.
#여유로운 공간, 한적한 카페의 풍경
제주에는 꽤 훌륭한 도서관들이 많아 굳이 카페에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여유가 되는 대로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고 글을 쓰지만, 가끔은 일탈이 필요한 법. 우연히 제주에 사는 후배와 연이 닿아 카페로 향하였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제원 차 없는 거리 끄트머리에 있는 스타벅스이다. 가본 중 가장 한적한 스타벅스가 아닐까 한다. 카페 자체를 찾는 사람이 적은 건 아니나 자리와 자리 사이의 간격이 넓어 카페를 찾는 이들 간에 간섭이 적다. 서울에서 옆에 앉은 이와 비좁은 공간을 나누며 묘한 친밀함을 느껴야 했던 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그나마 타인을 관망하는 것이 가능하다. 1층에는 때로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 왁자지껄한 풍광을 자아내나 그리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하였다. 제주에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카페가 많으니 시간을 내어 따로 카페를 찾아보는 일 또한 괜찮은 선택이 아닐까 한다.
#제주의 먹을거리들
따로 맛집에 대한 글들을 적는 걸 즐기진 않는다. 미각이 뛰어난 편은 아닌데다 조금은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지라 늘 가는 곳만 찾게 된다. 이번 제주 방문에서도 빼먹지 않고 들른 곳들이 있다. 제주 일정의 갈무리를 위해 제주에 있으며 들렀던 식당들을 정리해 본다.
##제주의 여름은 한치의 계절
해안선을 가득히 채운 노란 조명의 물결. 제주의 여름은 한치의 계절이다. 과거 한 접시에 만 원 내외로 먹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랐다. (제주 시내 횟집에서 한 접시에 3만 원을 주고 먹었다. 오래 머무는 분들은 산지에서 바로 들여와 넉넉히 쟁여두고 드신다고들 한다.) 그래도 양이 넉넉한 편이고 육질이 연하여 회를 즐기는 재미가 있다. 육지에서 오신 분들이라면 하얀색 한라산, 시원한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한치 한 접시 들고 가시길 권하려 한다.
##대자 같은 소자, 연동의 동태찜
신제주 로터리를 지나면 공항에서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연동 시가지가 펼쳐진다. 구 KBS 청사를 끼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맛집들이 있는데, 본가 또한 연동에 위치하여 자주 근처에 있는 식당가를 찾는다. 어머니께서 점심하기가 귀찮다 하시면 늘 들르는 식당이 있는데 동태 찜으로 유명하다. 신제주 로터리에서 멀지 않은 이곳에 가면 늘 대자 같은 소자 동태찜을 시켜놓고 세 식구가 만찬을 즐기다 돌아온다. 혹 비행기 시간을 넉넉히 앞두고 나서 식사를 하고 떠나시려는 분들이 계시다면 신제주 로터리 인근의 식당가가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국수는 동복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해변은 김녕 성세기 해변과 함덕 서우봉 해변이다. 조금 무리하여 자전거를 타는 날이면 함덕 해수욕장을 들르고, 부모님도 간간이 김녕 해변에 들러 보말을 따는 일을 즐기시기에 의견이 일치하는 날이면 인근에 있는 동복리에 들러 회국수를 먹곤 한다. (동복리는 함덕과 김녕의 중간 즈음에 위치하고 있다.)
오랜만에 들렀더니 가격이 또 천원이 올랐다. 그래도 1인분에 8천 원이면 서울에서 해장국 한 그릇 먹는 가격. 회가 두텁고 양도 많아 막걸리 안주로 제격이다. 그래서 늘 부모님께선 이곳에 들를 때마다 막걸리를 한 잔씩 기울이신다. 나는 그냥 구경만 하다가 대리기사 노릇을 한다. 뭐, 늘 그런 식이다... :)
##여름의 별미, 고산 육거리 중화반점의 냉우동
아무 생각 없이 들렀다. 별로 시장하지도 않았는데 국물까지 모두 비우고 나왔다. 지인들 입소문을 통해 고산에 있는 어느 중화반점의 탕수육이 맛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으나 냉우동에 대한 소문은 들어본 적이 없는 터였다. 면이 연하고 적당히 간간하다. 두터운 고기가 세 지름 올라가고, 토마토와 오이가 아래 깔린다. 여름 한 철 별미로 손색이 없는 냉우동이 아니었나 한다. (개인적으로 짬뽕도 맛있게 먹었다. 면이 연하고 홍합이 넉넉히 나온다. 국물이 많이 자극적이지 않아 따뜻한 국물을 찾는 이가 있다면 이 또한 좋은 선택 이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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