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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lip Jun 19. 2019

갈무리

여는 글

오늘 하루도 그저 하염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로 시작하였다.

이곳에 산다는 것, 그 자체로도 꽤나 많은 모순들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은 아닐런지.

오늘도 그렇게 홀로 오피스에 나와 앉아 의미 없는 글들을 쓰고 지우길 반복한다.


계획한 바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일들이 전개되었다.

종잣돈으로 지인 회사의 지분을 매입하고,

남은 돈에 약간의 부채를 더하여 작은 콘도를 구매하였으며,

그 와중에 팔자에 없던 회계 업무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하나, 둘 정리를 하며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특별한 성공은 없었으나, 딱히 실패한 부분을 찾기도 어렵다.

혹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지에서 살아남았으니 스스로 대견히 여길만하고,

또 다른 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삶의 연속성을 희생한 시간들이었기에

득보다는 실이 크다 판단을 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달리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으나 한 번쯤은 정리가 필요한 시기 이리라.

기왕이면 독백의 태를 지닌, 그러나 타인을 향한 아우성 마냥

작은 울림이나마 존재하는 글을 적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허무의 끝을 달리는 이곳, 지금 이 순간

혹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아내는 누군가

적이나마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되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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