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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Seongwon Dec 04. 2018

06. 회사 흡연공간에서 미래의 직장선배 만나기

기업에 대한 정보 확보

아래 서술할 내용은 서류심사 통과 후 면접 전에 취업희망기업에 대해서 자료를 수집하는 나만의 방법에 대해 간략히 논할 예정이다. 자기소개서 잘 쓰는 방법 등 서류 관련해서는 다른 분들의 좋은 Tip을 참고하길 바란다.

본 글은 자료의 종류, 면접 전 기업에 대한 자료조사 방법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 조사자료를 면접에서 어떻게 써먹을 지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자료의 종류

2011년 군대 전역 후, 무엇을 해야 하나 막연했던 시절 나는 사회조사 분석사라는 자격증에 도전했다. 계기는 딱히 없었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영학과 학생일 뿐이던 나는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 이과적인 냄새가 날 수 있는 자격증이라는 두 가지 조건으로 자격증을 검색했고, 사회조사 분석사를 알게 되었다.

사회조사 분석사 수험서엔 자료의 종류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

정보학이나 기타 학문에선 1차 자료와 2차 자료를 다르게 해석하나, 이는 사회조사분석 관점에서 자료의 종류를 구별했다. 쉽게 말해서 다른 사람이 만든 자료는 2차 자료, 직접 발로 뛰어서 내가 만든 자료는 1차 자료라고 이해하면 된다.

기업 조사 방법

서류 합격의 기쁨도 잠시, 이제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1분 자기소개, 자기소개서 내용 중 질문이 나올 법한 경험에 대한 정리 등 할 일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면접 볼 기업에 대해 자료를 모으는 것이다.

자료조사는 아래의 구조로 진행되어야 한다. y축은 정보의 깊이, 밑으로 내려갈수록 깊은 정보 즉 쉽게 알 수 없는 정보가 획득되어야 한다. x축은 정보의 너비, 넓을수록 광범위하다. 해당 모형은 정보에 대한 추상적인 나의 생각을 그나마 구체화시킨 모델로써, 참고 정도만 하면 된다.

기업이 속한 시장에 관한 정보의 넓이는 무지하게 넓다. 음료시장을 예로 든다면, 탄산음료 탄산수 비타민 음료 생수 과일음료 등 한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따라 시장에 대한 정보가 무수히 많다. 해당 정보의 넓이가 넓은만큼 깊은 정보는 필요 없다. 해당 시장의 BM은 대략적으로 무엇이며, 어떠한 Player가 포진되어 있는지 등 2차 자료 즉 구글링 해서 나오는 정보들만 종합해도 알 수 있다.

두 번째로 기업에 대한 정보는 시장보다는 조금 더 범위는 좁으며 깊은 정보가 필요하다. 음료시장의 A업체는 어떠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으며, 각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어느 정도이며 최근 신제품은 어떠한 것이며 앞으로 어떠한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등 뉴스 검색이나 기타 구글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이다.

위의 정보들은 네이버에서 검색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다. 위의 정보들을 획득한 뒤 이를 잘 정리해 기업에 대한 1차적인 정의를 내려야 한다.

음료시장은 탄산음료 과일음료 생수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최근 탄산수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해당 시장에는 A, B, C라는 Player가 있으며, A는 깨끗함을, B는 과일향을 첨가해 청량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A는 시장점유율이 30% 정도이며, 최근 에너지 드링크 쪽에 신사업부를 설립해 신규시장을 개척하려고 한다.

위와 같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이 속한 시장과 기업에 대해 정리한다. 이후엔 설정한 직무가 기업에서 수행하는 업무나 역할을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2차 자료로 파악하기 힘들다. A사의 영업직무를 지원했는데 막연하게 '음료수 잘 팔면 되나..?'라는 생각만 들 수 있다. 물론 잡코리아 등 채용사이트에서 현직자 인터뷰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의 내가 하고 싶은 직무의 현직자 인터뷰는 없다.

이때 나만이 알 수 있는 1차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물론 아래의 방법처럼 1차 자료를 획득할 수 있다.

링크드인에서 기업 현직자를 검색해 1촌 신청 후 in-mail 보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

친구의 누나의 대학교 동기의 사촌 형이 그 직장에 다녀서 물어보기

회사의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영업팀 연결해달라고 해서 다짜고짜 물어보기

위의 방법들도 활용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 기업에 다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실한 1가지가 있다. 바로 그 회사를 찾아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사 사옥 1층 외부에는 항상 그 기업의 사람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곳이 있다. 그곳에 가면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의 현직자들이 사원증을 목에 메고 소위 말해 널려있다. 네이버 뉴스로 접하지 못했던 정보들, 자료를 취합하며 궁금한 점들을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이는 실제로 내가 면접 전 취했던 행동이다.

나는 S사의 패션 O2O 플랫폼 관련하여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을 해보아도 해당 서비스에서 제휴 영업 직무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판교에 있는 S사 사옥에 가서 주변을 둘러보았고, 흡연구역에 있는 S사 직원들에게 다가갔다. 먼저 내 소개를 했고, 1주일 뒤에 면접인데 몇 가지 여쭤봐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총 17분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모두 응해주셨다. 그중엔 감명 깊다며 명함을 주신 분이 3분, 사업부 장인 분도 계셨다. 나는 이 날 인터뷰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패션 O2O 플랫폼 서비스를 해당 기업 내에선 Vertical Platform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현재 오프라인 제휴처가 부족해 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 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타 팀에서 해당 팀에 대한 시선 등 나만 알 수 있는 정보를 얻었다.

면접에서 정보 활용하기

1차 자료와 2차 자료를 열심히 모았다면, 이제 면접에서 써먹어야 한다. 면접 시, 기업관련 질문에 척척 대답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으나, 그렇게만 사용하기엔 너무나 아깝다. 나는 위와 같은 정보를 맨 첫 번째 질문인 자기소개와 마지막으로 할 말에 써먹었다. 필살기와 보조적 개념의 필살기를 두 개 만들고 필살기는 자기소개 시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나, 자기소개는 필수적으로 시행하기 때문이다.

자기소개

영업 직무를 수행하길 원하는 사람으로서 회사까지 찾아간 것은 중요한 어필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이에 나를 소개하는 키워드인 끈질김에 대한 경험을 어필한 뒤 마지막 말로 흡연장에서 받은 명함 3장을 꺼냈다.

"저는 S사에 입사하고 싶은 마음이 커 저번 주 수요일, 회사 앞 흡연장에서 현직자 분들을 인터뷰를 하며 김 OO과장님, 박 OO대리님, 이 OO부장님의 명함을 받았습니다. 입사 후에도 이러한 끈기를 바탕으로 영업직무를 수행하며 성과를 창출하겠습니다"

3:3면 접장에서 내 자기소개가 끝난 뒤 3명의 모든 면접관이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할 말

면접이 끝날 때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으면 한 명씩 이야기해보라고 시간을 주어졌다. 나는 나의 키워드인 끈질김을 다시 한번 어필했으며, 마지막 마무리로 현재 S사에 다니고 있는 사업부 내 영업팀에 속한 구성원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 지난주 흡연장 인터뷰 당시, S**서비스의 오프라인 제휴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저의 여성복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바탕으로 점주들을 이해하고 이들을 S**서비스로 끌어들 일 수 있는 영업전략을 기획 및 실행하고 싶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합격이었다.

지금까지 면접 전, 나만의 면접 준비를 위한 자료조사 방법에 대해서 공유했다. 이 방법을 지금까지 30명 이상에게 공유했으나, 똑같이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당연히 힘들고 낯선 일일 것이다.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굳이 저렇게 까지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다른 Smart 한 방법으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여 합격으로 가는 방법도 존재한다. 하지만 경영학과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만한 객관적 지표가 없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회사에 대한 관심도가 나를 어필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라고 생각한다.

방향성 없는 노력은 삽질이지만, 방향이 있는 노력은 정성이 되고 큰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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