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고 있다는 착각
나는 항상 남들보다 빨랐다.
남들이 어떤 것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그냥 저거 이렇게 하는 거 아냐?
경제 개념이나 컴퓨팅 지식 등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들에 대해 대략적인 원리를 빨리 알고 '아 이렇게 하면 되겠네'하면서 남들보다 빠르게 적용했다.
빠른 학습력
나는 이것이 축복인 줄로만 알았지만, 그것은 저주였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기 위해 천천히 지식을 잘게 쪼개서 완전히 이해해 흡수하는 것이 아닌 겉면만 보고 이해했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결국 더 이상 전문성을 더 쌓으려는 노력 없이 겉핥기로 이해한 것을 가지고 낮은 수준의 실력에서 머물러버린다.
모든 것을 적당히 잘하는 것은 단 하나도 진짜 잘하는 것이 없는 저주이다.
인내심 끝에 오는 이해의 달콤함이라는 경험 또한 부족했다.
단순 지식뿐 아니라, 운동도 그렇다.
골프를 배울 때 쉽게 느껴져서 그 당시 같이 배우던 친구들에 비해 제일 잘 쳤었다. 그 이후로 더 잘 치기 위한 연습이나 자세를 교정하는 노력 없이, 여전히 난 5년 전의 실력에 머물러있다.
그런 탓일까?
덕후 같은 면모도 없다. 나는 어떠한 취미든 3년 이상을 가지 못한다. 게임이 그랬고, 러닝이 그랬고, 골프가 그랬다.
어쩌면 재능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특정 분야에 재능이 없으니, 나는 뭐든지 적당히 잘하는 재능을 타고났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