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빈 Nov 02. 2019

명화가 살아있다! <러빙 빈센트>

어릴 때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을 처음 보고 '저 그림 한 번 만져보고 싶다.'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독특한 붓터치로 완성된 이 작품은 평면적으로 보이지 않았고,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에 작가들의 예술혼을 더해 영화 <러빙 빈센트>가 탄생했다.



<러빙 빈센트 展>

최초의 유화 애니메이션이라는 러빙 빈센트. 고흐 작품의 특징인 붓터치를 살려 유화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애니메이션을 완성했다. 고흐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며 고흐의 삶을 조명하는 내용으로 표현과 스토리가 딱 맞아 떨어지는 영화다.

지난 겨울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렸던 <러빙 빈센트 展> 다녀온 적이 있다. 영화 러빙 빈센트의 제작 과정을 보여준 전시다. 실제 배우들이 연기한 영상과 100명이 넘는 화가들이 직접 그린 유화를 합성하여 영화의 독특한 표현이 가능했다고 한다. 영화를 만드는 데만 10년이 걸렸다니 결과물을 보니 그럴 만도 하다. 혼을 탈탈 털어 넣은 것도 모자라 혼을 갈아 넣은 영화다.


<러빙 빈센트> 스틸컷


SELLING POINT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고흐의 작품 한 번 쯤은 접했을 거다. 영화 곳곳에 '별이 빛나는 밤',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 등 익숙한 고흐의 작품들이 살아 움직인다. 감탄이 나오는 유화의 움직임과 표현, 명작의 등장 만으로도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영화다.

영화를 통해 고흐의 새로운 모습을 보기도 했다. 내가 알고 있던 고흐는 자기 귀를 스스로 자른 미치광이 화가의 이미지가 강했다. 영화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 어리숙하기도 하고 서툴기도 한 고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영화가 실제와 같지는 않겠지만. 고흐의 살아 생전에 한 점의 그림만 팔렸다는데, 자신의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예술가의 삶은 어땠을지, 상처로 인해 고흐의 삶은 어떻게 변해갔을지, 그의 삶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제작 기간이나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 제작을 위해 그린 그림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아마 이런 영화는 다신 없겠지. 명작의 감동에 새로운 시도가 더해져 또 다른 명작이 탄생했다. 그 자체로 영화 <러빙 빈센트>는 나에게 또 하나의 마스터피스다.

작가의 이전글 우디 하고 싶은 거 다 해, <토이스토리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