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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Oct 29. 2019

우디 하고 싶은 거 다 해, <토이스토리4>

토이스토리처럼 나올 때마다 반응이 좋은 시리즈도 드물다. 보통 2~3편까지 나오는 시리즈들은 한 편은 폭망하기 마련. 지금봐도 감동의 쓰나미인 토이스토리는3의 엔딩. 잘 가, 파트너. 여기서 끝난 줄 알았지만, 또 한 번의 대작을 내놓았다.


※ <토이스토리4>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앤디의 장난감이었던 우디와 친구들은 새로운 주인 '보니'에게로 가게 된다. 앤디의 방에서 늘 중심이었던 우디는 보니에게는 첫 번째가 아니다. 버려진 듯이 혼자 있는 우디를 보는 씁쓸함이란. 거기다 보니가 직접 만든 숟가락 인형 '포키'가 보니의 최애 장난감이 되면서 우디의 짠함이 극대화된다. 대충 만든 숟가락 따위에게 지다니, 부들부들.



SELLING POINT. 캐릭터의 힘

<토이스토리4>의 중심은 단연 우디다. 우디는 앤디가 가장 사랑했는 장난감이었던 자신의 역할을 그리워한다. 우디가 자신이 가장 사랑 받는 장난감이 아님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마치 현실처럼 씁쓸하다. 우리는 자라면서 수많은 상실과 이별을 겪는다. 누군가에게 버려지기도 하고, 버리기도 한다. 상실감이라는 감정마저 무뎌질 때쯤, <토이스토리> 시리즈로 함께 자라 온 우디의 장난감으로서 상실감이 너무나도 슬프게 다가왔다.

여전히 우디는 장난감으로서 주인의 옆에 있어야 할 역할과 보니를 위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포키를 지키겠다는 책임감이 있다. 주인의 사랑을 받는 것이 전부였고, 당연했었는데. 어느새 주인의 사랑만을 바라보고 있는 우디가 답답하게까지 느껴진다. 다행히도 우디는 한 번 더 성장한다. 야생의 여인이 된 보 핍을 다시 만나면서 주인의 사랑을 받는 장난감이 아닌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 평생을 누군가의 장난감으로 살아왔던 우디의 진정한 성장이다.

꼭 우디를 이토록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토이스토리의 팬이 아니라도 이 영화를 보는 재미는 있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씬스틸을 제대로 하기 때문. 숟가락 주제에 너무나 귀여운 포키와 상남자 튜크 카붐, 더키와 버니까지. 모두 한 장면, 한 장면을 살려주는 캐릭터들이다. 역시 믿고 보는 픽사의 캐릭터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한 번 더 나를 흔들었고, 우디는 새로운 세계로 나왔다. 이제 우리 우디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그 동안 정말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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