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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Dec 26. 2019

그들이 만든 또 다른 세계 <아이리시맨>

마틴 스콜세지 감독,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레전드들이 만든 갱스터 영화, 이 들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내가 이래서 넷플릭스를 못 끊는다.


※ 영화 <아이리시맨>을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영화 <아이리시맨> 스틸 컷


노인이 된 '프랭크 시런'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한다. 트럭 운전수였던 프랭크는 '러셀 버팔리노'을 만나며 마피아 킬러로의 삶을 시작한다. 러셀을 통해 전미 트럭 노조 위원장인 '지미 호파'를 만나고, 특히 프랭크의 딸 페기는 아버지보다 지미를 더 믿고 따르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갈수록 현실의 이익 앞에 대립하게 되고 친구였던 셋의 관계에 위기가 찾아온다. 슈트를 차려 입고 킬러 대신 '페인트 공'이라는 멋스러운 단어를 사용하며 품격이 철철 흘러 넘치는 이들의 세계. 갈수록 이 세계가 얼마나 잔혹한 세계인지를 체감하게 된다.



영화 <아이리시맨> 스틸 컷


SELLING POINT. 몰입도 높은 서사의 힘

갱스터들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잔잔하고 템포가 느리다. 그러나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역시 서사의 힘이다. 차분하지만 냉정한 조 페시의 '러셀 버팔리노'와 다혈질에 펄펄 끓는 알 파치노의 '지미 호파', 그리고 가끔씩 절제된 감정을 내보이며 그들의 중심을 잡는 로버트 드니로의 '프랭크 시런'. 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이들의 연기는 그들의 세계에 완벽하게 몰입하게 만든다. 이들의 세계는 말 그대로 저정말 파란만장하다.

그리고 서서히, 잔잔하게 이끌어 온 서사의 결말에는 허망함마저 밀려온다. 세 명의 캐릭터 이외에 다른 인물들이 등장할 때 그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자막으로 함께 소개된다. 이들은 거의 총에 맞아 죽거나, 폭탄으로 죽는 등 비참한 결말을 맞이했다. 그리고 살아 남아 수많은 사람을 죽였던 페인트공으로서 과거를 말하는 프랭크. 가족을 위해 일했지만 결국은 가족들에게 외면 받는 프랭크의 결말. 영화의 결말은 도대체 이들의 삶이 무엇을 위한 삶이였는지 생각하게 된다. 방대한 스토리 끝에 몰려오는 허무함은 내가 이 세계에 얼마나 몰입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예상된 결말, 뭔가 본 것 같은 익숙한 스토리. 뻔하지만 뻔하지 않았다. 잔잔함 속에서 이상하게 몰아치는 감정, 익숙하면서도 또 다른 세계에 깊이 들어가는 영화 <아이리시맨>. 세월이 흘러도 영원한 클래스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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