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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Dec 29. 2019

돌아이들의 '내 일' 찾기 <시동>

<시동>의 마동석의 비주얼을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한 때 단발병 퇴치 짤로 유명했던 <시동>의 마동석. 그 비주얼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되었던 코디미 영화였다.




영화 <시동> 스틸 컷


그냥 쌩양아치 택일과 멀쩡하게 생긴 양아치 상필. 이 둘이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중고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 오토바이처럼 이들의 삶은 쉽지 않다. 툭 하면 강스파이크를 날리는 엄마도 싫고 공부도 하기 싫은 반항아 택일은 가출을 결심하고 무작정 낯선 곳으로 떠난다. 우연히 찾은 숙식을 제공하는 중국집에 배달원으로 취직에 성공하지만, 무서운 단발머리 거석이 형, 동전을 질질 흘리고 다니는 구만, 빨간 머리 경주, 역대급 캐릭터들을 만나면서 쉽지 않은 가출 생활을 이어 간다.

한편 상필은 아는 형, 동화의 소개로 직장을 찾게 된다. '글로벌 파이낸셜'이라는 간지나는 이름이지만 그냥 사채 회사. 시간이 갈수록 진짜 사채 일을 경험하며 괴로워하는 상필. 그런 상필에게 어울리는 일을 하라는 택일과 하다 보면 어울리는 일이 된다는 동화. 진정한 '내 일'을 찾기 위한 청춘들의 웃픈 방황기.


영화 <시동> 스틸 컷


SELLING POINT. 빵빵 터지는 캐릭터 쇼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저건 마동석이 하드캐리하는 영화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눈에 띈다. 하나 같이 빵빵 터지는 돌아이들이다. 물론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트와이스 춤을 추고 적절할 때 한 방을 날려주는 거석이형은 단연 중심이다. 마동석의 캐릭터는 늘 한결 같은데 한결 같이 웃긴지 신기할 정도.

여기저기 얻어 맞고 다니며 특히 거석이 형과 환상의 티키타카를 보여주는 택일. 빨간 머리에 검정색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하면서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경주. 배구선수 출신으로 아들의 뺨에 강스파이크를 날리며 재능 낭비하고 있는 택일의 엄마 정혜까지. 원작을 보지는 않았지만 만화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연출, 그 속에서 캐릭터들은 더 빛난다.




긴 스토리를 영화로 옮기려다 보니 급하게 마무리 지은 듯한 결말이지만 왠지 모를 안도감이 생기는 결말이다. 영원히 시동이 걸리지 않을 것 같고, 얻어 맞기만하는 청춘이지만 결국은 모두들 자신에게 어울리는 자리를 찾아가는 결말. 골 때리는 돌아이들이지만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있어 이 결말은 더욱 따뜻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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